도쿄전력은 “송전선-원전 연결 작업 끝냈다”
냉각시스템 손상 가능성…속단은 어려워
냉각시스템 손상 가능성…속단은 어려워
전력선 복구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이 17일 밤 전력선을 복구하면서 나락으로 빠져들기만 하던 상황에 한 줄기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전력 차단은 냉각수 증발과 뒤이은 폭발의 원인이었는데, 현재로서는 냉각장치 재가동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도쿄전력은 이날 밤 기자회견에서 “송전 케이블에서 전선을 발전소로 연결하는 작업을 끝냈으며, 이르면 18일 중으로 냉각펌프를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지진 직후 침수 등 탓에 3중 비상 전력공급시스템이 모두 망가져 원자로에 냉각수 공급이 차단된 상태다.
도쿄전력과 자위대 등은 지금까지 특수소방차와 시위진압용 물대포,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바닷물을 끼얹고 있지만 작업 속도가 연료봉들을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원자로 1기당 하루 50t의 냉각수가 돌아야 하지만 ‘수작업’ 수준의 대응으로 투입된 바닷물은 투입되는 순간 그대로 증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온도를 낮추기보다는 온도 상승 속도를 조금 낮추는 데 불과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도쿄전력은 망가진 펌프를 대체할 고압펌프나 이동식 가스터빈발전기를 미국에서 제공받는 등의 준비도 해왔다. 도쿄전력의 희망대로 18일 냉각펌프가 가동돼 연료봉을 빠르게 식힐 수 있다면 추가적인 방사능 확산 공포는 잠재울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이 좋은 방향으로만 흘러갈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수소폭발과 화재로 냉각수 공급 시스템이 크게 망가졌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로 내부 상태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1~4호기는 일단 외벽부터 크게 파손됐다. 2호기는 1차 강철 격납용기(압력용기)에 연결된 압력제어실이 파손됐고, 일부 원자로에서는 2차 보호막인 철근콘크리트 격납용기가 파손됐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공기에 노출된 연료봉이 녹는 융해 현상으로 가장 안쪽의 압력용기에도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냉각수 공급 장치가 무사할 리 없다. 6개 원자로의 사용후 핵연료봉 저장소에까지 냉각수 공급 시스템을 모두 복원시켜야 하는 작업 범위도 어려운 숙제다. 더구나 현장은 방사능과 폭발 위험에 노출된 곳이다.
하지만 도쿄전력은 “원자로 안을 점검할 수는 없지만 외부를 보면 (복구에)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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