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조사, “찬성” 64%…참사 전엔 반대가 압도적
산케이 “자민당 각료 입각뒤 대연립 가는 2단계론 부상”
산케이 “자민당 각료 입각뒤 대연립 가는 2단계론 부상”
동일본 대지진 피해라는 엄청난 국가적 재앙에 대처하기 위해 원내 제1당과 제2당이 대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본에서 높아지고 있다. 간 나오토 총리는 이미 사실상의 대연립을 자민당에 제안한 바 있다. 자민당 등 야당에서도 찬성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대연립이 성사된다면 기존 정당구도를 흔드는 정계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3일 전국 1036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전화여론조사에서 ‘지진피해와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당과 자민당이 대연립을 하는 것이 좋다’는 대답이 64%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고 4일 보도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의 80%가 대연립에 찬성해, 자민당(59%) 지지자들보다 훨씬 강한 열망을 보였다. 대지진 이전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는 대연립 반대가 훨씬 더 많았다.
대연립은 내각책임제 아래서 정권을 다투는 제1당과 제2당이 공동정권을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에선 1994년 무라야마 도이미치 내각 때 제1당인 자민당과 제2당인 사회당이 대연립을 구성한 사례가 딱 한번 있다. 다만 이 때도 다른 정당들이 공동으로 구성한 교섭단체 의석 수가 사회당보다 많아 엄밀한 의미의 대연립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이번 대연립 구상을 처음 끄집어낸 사람은 간 나오토 총리였다. 간 총리는 지진피해 복구를 위해 내각에 각료를 3명 늘리기로 하고,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에게 입각을 공식 제안했다. 자민당은 일단 거부했으나, 다니가키 총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당의 원로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 자민당에선 고가 마코토 전 간사장, 모리 요시로 전 총리 등이 찬성하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도 기한을 정해놓고 연립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산케이신문>은 “자민당과 공명당에서 당수급이 아닌 실무형 각료 3명을 먼저 입각시킨 뒤, 다음 단계로 본격적 대연립으로 가는 2단계 대연립론이 부상하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관심사는 간 총리의 거취다. 야당들은 지도력 부족을 이유로 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 ‘간 총리가 이번 사태에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답은 69%에 이르렀다. 간 총리의 거취에 대해서는 ‘즉각 퇴진하는 게 좋다’가 16%,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는 여름까지는 퇴진해야 한다’는 대답이 31%였다. 유임을 바라는 의견은 39%였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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