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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지진·원전사태 두달, 남은 의문

등록 2011-05-11 20:47수정 2011-05-11 21:43

일, 지진규모 8.4→9.0 왜 바꿨나? 3호기 수소폭발일까 핵폭발일까?
“정부대비 넘는 규모 강조하려” …미 학자 “5㎞ 먼곳서 연료봉 파편”
동일본 대지진 및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지 11일로 두 달을 맞았다. 주류 언론들은 주목하지 않지만 최근 인터넷 공간과 외국방송 등을 통해 전문가들 사이에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는 사안이 있다. 이번 지진의 규모와 3월14일 3호기에서 일어난 폭발의 성격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지진규모 M8.4인가, M9.0인가? 일본 기상청은 3월11일 오후 일어난 지진의 규모를 당일 오후 4시 첫 보도자료에서 M8.4로 잠정 집계했다가 오후 5시30분 M8.8로 올렸다. 그러나 이틀이 지난 13일 낮 M9.0으로 다시 수정했다. 미국 지질조사소(USGS)가 규모를 M9.0으로 계측한 것과 같다.

논란은 일본 기상청이 지금까지 독자적인 매그니튜드 산출방식(Mj)을 써왔다는 데 있다. 이 산출방식에서는 M8.4 이상의 수치가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M9.0이란 수치의 비밀은 일본 기상청이 3월13일 보도자료에 깨알 같은 글씨로 “모멘토 매그니튜드(Mw) 기준”이라고 달아놓은 설명에서 풀린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왜 산출 기준을 바꿨는지, 어느 수치부터 Mw 기준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지진학자들은 일본 기상청의 계측 및 산출법에 따른 수치는 M8.4라고 본다. 시마무라 히데키 전 홋카이도 대학 교수는 “Mw는 학자들이 쓰던 것이고, 지금까지 일본에서 써온 모든 수치는 기상청 매그니튜드(Mj)”라며 “정부가 지진 대책을 마련할 때 상정했던 것을 크게 뛰어넘는 지진이 일어났다고 강조하려고 기준을 바꾼 것 같다”고 지적했다.

3호기에 일어난 폭발은 핵폭발인가? 3월14일 오전 11시,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다. 섬광이 번쩍이고, 큰 폭발음이 3번 울렸으며, 검은 구름이 파편과 함께 수직으로 높이 치솟았다. 12일 1호기 폭발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강한 폭발이었다. 일본 정부는 사용 후 핵연료가 공기 중에 노출돼 연료 피복관이 녹으면서 발생한 수소가 폭발한 것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외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핵반응에 의한 ‘핵폭발’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토퍼 버스비 유럽방사능위기위원회 과학담당 간사는 지난달 25일 러시아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우라늄에 플루토늄을 섞은 혼합 핵연료(MOX)가 들어 있던 3호기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에서 핵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때 대규모 방사능 물질이 확산됐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에너지컨설팅회사 페어윈즈어소시에이션의 최고 핵엔지니어 아르니 건더슨 박사도 지난달 26일 회사 웹사이트에서 “원전에서 5㎞ 떨어진 곳에서도 다수의 연료봉 파편이 발견되고 있다”며 핵폭발에 무게를 뒀다. 핵폭발이었다면, 플루토늄 등 위험한 방사능 물질이 멀리까지 퍼졌을 수 있다.

일본 정부는 3호기 폭발 이후 주변 방사능 수치가 크게 올라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도쿄전력 자료를 수소 폭발의 근거로 본다. 그러나 거꾸로 “도쿄전력의 자료를 어떻게 믿느냐”는 목소리도 많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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