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안 세슘 농도, 예상치의 0.2%…지하로 샌 듯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1호기 격납용기 안의 방사성 세슘 농도를 측정한 결과 예상치의 500분의 1밖에 되지 않아, 녹아내린 핵연료가 이미 격납용기 바닥을 뚫고 지하로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31일 “도쿄전력이 1호기 격납용기 안의 공기를 29일 채취해 세슘 농도를 조사한 결과 세슘 134가 1㎤당 17베크렐, 세슘137은 1㎤당 20베크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요오드는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환기를 하기 전 원자로 건물 안과 비슷한 수준이다. 도쿄전력은 핵연료의 훼손 상태로 볼 때 격납용기 안의 세슘 농도가 1㎤당 1만베크렐 가량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도쿄전력은 1호기의 핵연료의 상황에 대해 그동안 “연료봉은 모두 녹아내렸으며(멜트 다운), 원자로 압력용기 바닥에도 구멍이 뚫려(멜트 스루) 녹아내린 핵연료가 격납용기 바닥으로 떨어져 내려 있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격납용기 안의 세슘 농도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보아, 추가적인 사태 전개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도쿄전력은 세슘이 물에 녹아 오염수와 함께 새나갔거나, 기체 상태로 배관의 연결부위 등을 통해 새나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세한 원인을 조사중이다. 일부 원자로 전문가들은 이미 지난 5월부터 격납용기 바닥에도 이미 구멍이 뚫렸을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고이데 히로아키 교토대 원자로실험소 조교수는 “핵연료의 붕괴열로 압력용기에 이어 격납용기에도 구멍이 뚫렸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 핵연료가 지하수에 섞여 바다로 흘러들기 전에 서둘러 원자로 주변에 콘크리트 차단벽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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