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살까지 살 수 있나요?” “건강한 아이 낳을 수 있나요?”
“전기는 도쿄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는데, 왜 후쿠시마 사람들이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지난 6월 후쿠시마현에서 도쿄로 전학온 하시모토 가야(13·중2)는 17일 도쿄 나가타초의 국회의사당에서 원자력재해대책본부와 문부과학성 관리들을 앞에 두고 이렇게 따졌다. 후쿠시마현에서 도쿄 등 수도권으로 방사능을 피해 전학와있는 초·중학생 300여명은 이날 시민단체 ‘방사능으로부터 어린이를 지키는 후쿠시마 네트워크’의 주선으로 정부 관리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국회의사당을 찾았다.
학생들은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유출사고 이후 지금까지 “밖에서는 전혀 뛰어놀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하시모토는 “학교 친구들이 모두 함께 피난할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해달라”고 요청했다. 후쿠시마시와 고리야마시 등은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지내기에는 대기중 방사능 수치가 매우 높지만, 일본 정부는 피난구역으로 지정한 원전 주변지역 외의 거주자에 대해서는 피난 경비를 지원하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직접 출석하지 못한 40여명의 어린이는 질문서를 보내기도 했다.
“우리는 몇살까지 살 수 있나요?”
“우리도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나요?”
“간 나오토 총리, 모든 원전을 즉시 멈춰세워주세요.”
<아사히신문>은 “정부 관리들이 이날 학생들의 질문에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등의 대답만 반복했다”고 전했다. 무네카타 도메야(11·5학년)는 만남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른들은 왜 우리 질문을 제대로 듣지 않는 건가요?”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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