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일본 도쿄 롯폰기힐스 야외무대에서 열린 ‘한·일문화축제’ 행사에서 일본 젊은이들이 한국 댄스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도쿄 롯폰기서 한·일문화축제
케이팝 경연 60여명 참가
댄스곡 팀이 수상 휩쓸어
객석 메운 2천여명 환호
콘서트장 발디딜 틈 없어
수백여명 ‘까치발’ 관람도
케이팝 경연 60여명 참가
댄스곡 팀이 수상 휩쓸어
객석 메운 2천여명 환호
콘서트장 발디딜 틈 없어
수백여명 ‘까치발’ 관람도
지난 1일 오후 ‘한·일 축제 한마당 2011’ 행사가 열린 일본 도쿄 롯폰기힐스 아리나 광장 주변에 붉은 댄서 복장을 한 일본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다. 행사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케이(K)팝 커버댄스’를 공연할 이들이었다.
“케이팝이 좋아 뭉쳤어요. 1년 반 전부터 주말마다 5명이 모여 함께 연습해왔지요.”
윙(Wing)이라는 예명으로 자신을 소개한 한 여성은 스무살 안팎인 팀원들과 함께 동방신기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출 것이라고 했다. 댄서를 꿈꾸다 2009년 제1회 케이팝 콘테스트에서 1등을 해 11월 정식 가수로 데뷔하는 미야가와 교코가 60여명의 댄서를 이끌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객석을 가득 메운 2000여명의 환호성이 광장을 흔들었다.
롯폰기가 젊은이들의 거리이긴 하지만, 한국 관련 문화행사에서 공연자와 관객으로 일본 젊은이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댄스 공연에 이은 ‘케이팝 콘테스트’ 본선대회는 한류가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얼마나 깊숙이 번지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6개 지역대회 372개 팀 가운데서 선발된 21개 팀은 트로트에서 최신 댄스곡까지 여러 장르에 걸쳐 있었는데, 절반 이상이 쥬얼리, 애프터스쿨, 투애니원 등이 부른 최신 댄스음악을 들고나와 춤동작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관객들은 콘서트에 온 것처럼 함께 몸을 흔들고 형광봉을 흔들었다. 대회 심사위원으로 3년 연속 참가한 신경호 수림외국어전문학교 교장은 “참가자들의 한국어 발음이 놀랄 만큼 좋아졌다”며 “한국의 댄스음악이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깊이 스며들고 있음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쥬얼리의 ‘백 잇 업’을 불러 대상을 차지한 3인조 여성팀은 11월말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한국 가요 콘테스트 세계대회’ 출전권을 따내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야마다 유키 등 여고생 5명은 포미닛의 ‘핫이슈’를 불러 인기상을 받았으나, 세계대회 출전이 좌절되자 눈물을 펑펑 쏟았다.
롯폰기의 열기는 2일 오후 한국 가수들이 출연한 케이팝 콘서트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주최쪽은 행사장에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을 우려한 경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달 30일에야 출연진의 명단을 공개했다. 그럼에도 추첨으로 나눠준 객석 입장권을 얻지 못한 수백명이 객석 주변에 모여 까치발을 한 채 공연을 관람했다. 걸스데이, 디셈버 등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할 때마다 롯폰기는 떠나갈 듯한 환호성에 묻혔다.
문화축제 실행위원회는 한류스타들의 기증품을 경매해 수익금을 기부하고, 후쿠시마현 등 지진 피해지의 공연팀을 대거 초청해 ‘공감’의 행사를 만드는 데도 많은 애를 썼다. 한·일 문화축제는 이제 남녀노소가 다 함께 참가하는 일본 속 한류의 뜨거운 현장이 됐다.
도쿄/글·사진 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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