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타야주 공업단지 침수…혼다·닛산 등 대거 공급차질
타이의 수도 방콕 북쪽지역에 있는 공업단지들이 50년 만의 대홍수로 침수돼 일본업체를 중심으로 제조업체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에선 지난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어났던 부품 공급 차질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17일 “방콕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1시간가량 걸리는 곳에 있는 아유타야주의 5개 공업단지가 16일까지 홍수로 모두 물에 잠겼다”며 “혼다 등 완성차업체와 중소부품 기업 등 일본 업체 320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아시아 시장에 판매할 소형차를 이곳에서 연간 24만대 생산하는 혼다는 공장이 물에 잠겨 4일부터 조업이 중단됐다. 현재로선 공장 상태조차 확인이 안돼, 언제 조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다. 닛산 현지공장은 부품 공급이 끊겨 19일까지 조업을 일단 중단하기로 했다. 도요타 공장은 22일 이전에 부품을 일본 등지에서 현지로 공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직접 피해를 면한 미국 자동차 업체들도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전자업체인 니콘과 소니도 디지털카메라 공장이 침수돼, 조업을 중단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메릴린치일본증권 보고서를 인용해 “부품업체가 집중돼 있는 타이는 세계 주요 부품공급망의 핵심 가운데 한 곳”이라며 “이번 피해가 장기화되면 세계 제조업 생산을 위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홍수는 7월 하순 시작돼 16일까지 타이 전역의 3분의 1에 피해를 입혔다. 지금까지 297명이 숨지고 230만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타이 정부는 정부기관과 상업시설이 집중된 방콕 중심부의 침수를 막기 위해 제방을 높여쌓는 등 안간힘을 썼다. 테라 옹사뭇 농림부 장관은 17일 “아유타야주의 강물 수위가 더는 올라가지 않고 있고, 일부 지역은 수위가 낮아지고 있다”며 “홍수 사태는 한동안 계속되겠지만,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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