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개국’ 의욕 비쳐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가 주창한 ‘제3의 개국’을 실현하기 위해 간 내각에서 재무상을 맡았던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간 전 총리는 1868년 메이지유신(제1의 개국), 2차대전 이후 경제재건 과정(제2의 개국)에 이어 새로운 개국이 필요하다며 시장 개방에 적극적이었다.
일본 정부의 시장개방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고 여론도 이를 지지하고 있어, 일본이 이번 기회에 개방 폭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다 총리는 17일 한국 방문을 하루 앞두고 연 기자회견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티피피)에 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앞으로도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이 될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경제협력이 일본에 플러스가 된다”고 밝혀, 교섭 참가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현재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9개국은 농산물을 포함한 모든 품목에 대해 예외없는 관세철폐를 목표로 교섭을 벌이고 있다. 노다 총리는 다음달 오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티피피 교섭 참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 한국과도 경제협력협정(EPA) 협상을 재개하자고 요청했다.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이 발효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미국 의회의 비준을 통과하자 마음이 급해진 것이다.
장기침체된 경제에 뭔가 돌파구를 바라는 일본의 국민 여론도 티피피 참가에 긍정적이다. <니혼TV>는 지난 14~16일 전국의 성인 남녀 1000여명 대상 여론조사를 한 결과, 티피피 교섭 참가에 찬성한다는 대답이 56%로 반대(24.9%)를 크게 압도했다고 전했다.
집권 민주당은 17일 ‘경제협력프로젝트팀’ 회의를 여는 등 깊은 논의를 했다. 회의에서 외무성은 “국내 농업의 보호가 과제로 남고, 금융서비스 시장 개방이 우정사업 개혁에 영향을 주기는 하겠지만, 티피피 참가는 일본에 상당한 이득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농업지대가 지역구인 의원들은 신중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회의에 참석한 70여명의 의원 가운데 상당수가 신중파”라며 “적극적인 추진파인 오카다 가쓰야 전 간사장도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자신의 주장을 억누르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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