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잃은 뒤 결속력 크게 약화
무파벌 의원 48명…당내 최다
무파벌 의원 48명…당내 최다
당내 파벌간 연합을 통해 장기간 일본정치를 좌우해온 일본 자민당이 2009년8월 총선에서 권력을 잃은 뒤 각 파벌의 결속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마침내 어느 파벌에도 속하지 않은 의원들이 당내 최대 다수파가 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내 파벌에 대해 자체 조사한 결과, 현재 어느 파벌에도 속하지 않은 의원이 전체 의원 199명 가운데 4분의 1인 48명으로 집계됐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는 현재 당내 최대파벌인 마치무라파의 43명보다 많은 숫자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이는 1955년 자민당 창당 이후 처음있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자민당내 파벌은 마치무라파와 고가파(33명), 누카가파(29명)가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이달 초 자민당 당직인사도 이들 세 파벌이 핵심 보직을 나눠가졌다. 파벌의 약화는 1987년 결성된 다케시타파를 뿌리로 하여 과거 어느 파벌보다 강한 결속력을 자랑해오던 누카가파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누카가파에서는 최근 이시바 시게루 정조회장과 그의 측근 의원 3명 등 4명이 이탈했다. 2009년 총선 직후의 36명에 견주면 그 사이 7명이나 파벌을 떠났다.
보수세력이 연합해 창당한 자민당은 2009년 총선 이전까지 각 파벌이 강한 결속력을 유지하면서, 파벌간 연합을 통해 권력을 창출해왔다. 그러나 야당으로 전락한 뒤에는 파벌 영수가 소속 의원에게 나눠줄 자리가 없어져, 의원들이 파벌에 속할 이점이 크게 줄었다는 해석이 많다.
게다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각 파벌의 정치자금 모집이 어려워진 것도 파벌의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난 13일 열린 마쓰시마 미도리 전 중의원 의원 후원회에는 마치무라파의 간부들이 총동원됐는데,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마쓰모토 전 의원도 매우 어렵겠지만, 우리 파도 돈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 전혀 못된다. 대단히 미안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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