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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올림푸스’ 비리 의혹 일파만파

등록 2011-10-25 21:03수정 2011-10-25 22:00

마이클 우드포드 올림푸스 사장
마이클 우드포드 올림푸스 사장
2008년 영국 의료기업체 자이러스 인수때
‘실체 불분명’ 자문회사에 7억달러나 지급
“일본 특유 폐쇄적 기업문화 드러난 사건”
일본 기업의 폐쇄적인 지배구조와 불투명한 경영체질이 또다시 국제 금융가의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문제의 기업은 92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광학기기 제조업체이자 카메라업체인 올림푸스다.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비리의혹 스캔들이 불거지며 주가가 반토막난 가운데, 24일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올림푸스는 지난 14일 영국인 마이클 우드퍼드 사장을 전격 해임했다. 해임 배경엔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대한 그의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있었다. 우드퍼드 사장은 2008년 올림푸스가 영국 의료기기업체 자이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실체가 불분명한 자문사에 터무니없이 많은 액수의 돈을 지급한 데 대해 컨설팅회사에 조사를 의뢰하는 등 의혹을 계속 파헤쳐왔다. 이에 대해 이사회를 좌지우지하는 기쿠카와 쓰요시 회장이 그를 해임으로 몰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올림푸스의 행태에 대해서는 일본 금융계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올림푸스는 자이러스를 19억20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자문료로 인수금액의 3분의 1에 이르는 6억8000만달러를 2곳의 자문사에 지급했다. 대체로 자문료가 거래가격의 1%인 데 견줘 터무니없이 많은 액수였다. 자문을 맡은 악세스아메리카와 악삼인베스트먼트 두 회사도 조세피난처인 케이맨군도에 적을 둔 불투명한 회사였다. 특히 악삼인베스트먼트는 자문료를 받은 지 3개월 만에 금융회사 등록이 취소돼 소멸했다.

올림푸스는 우드퍼드의 의혹 제기에 대해 “자문 보수로 2억4000만달러를 지급했으며, 자문사에 발행해준 우선주의 가격이 올라 정산 비용으로 4억4000만달러가 들어갔다”며 “모든 거래는 적절하게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본 금융업계에서는 자문회사에 우선주를 발행한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사건이 불거진 뒤 모리 히사시 부사장이 투자자들과의 전화회의에서, 자문회사 악삼인베스트먼트에 대해 “2004~2005년 사이 거래가 있어서 잘 아는 관계였다”고 밝힌 것도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일본 금융계에선 올림푸스 경영진이 유령 자문사에 거액의 자문료를 지급해 이를 빼돌린 것 아닌지 의심하는 분위기다.

올림푸스가 속시원한 해명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우드퍼드 전 사장은 지난 17일 일본 증권거래감시위원회와 영국 중대비리조사청(SFO)에 조사를 의뢰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미 연방수사국도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24일 보도했는데, 연방수사국은 거액을 받은 자문사의 전 사장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날치 사설에서 “올림푸스 논란을 통해 일본 기업의 부정적 측면이 드러나고 있다”며 “일본 기업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힘써왔으나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것이 많다”고 비판했다. 투자가들은 올림푸스의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13일 주당 2482엔이던 올림푸스 주가는 24일 1099엔까지 떨어지며 절반 이하로 폭락했다가, 25일에야 1189엔으로 90엔 반등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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