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오키나와 침입’ 상정
홋카이도 탱크부대도 첫 참가
홋카이도 탱크부대도 첫 참가
일본 육상자위대가 10일부터 5400여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오이타현에서 벌인다. 가상 적국이 일본 남쪽의 섬을 점령한 것을 가정해 실시하는 이번 훈련에는 홋카이도에 주둔하는 탱크 부대가 처음으로 참가한다. 이는 일본이 지난해 말 작성한 <방위대강>에서 밝힌 대로, 중국의 군사력 확장에 맞서 자위대의 기동력을 높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일본 언론 보도를 보면, 이번 훈련은 규슈의 오이타현 히주다이 훈련장에서 22일까지 이뤄진다. 훈련에는 차량 1500대, 항공기 30대도 참가한다. 특히 홋카이도에 주둔중인 7사단이 병력 230명과 전차 4대, 장갑차 20대 등 차량 40대를 이끌고 참가한다. 냉전시대 러시아(옛소련)로부터 공격을 방어할 목적으로 홋카이도에 배치한 탱크부대가 홋카이도 바깥에서 실시되는 합동훈련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훈련은 일본 정부가 중국의 활발한 군사활동을 염두에 두고 (센카쿠열도, 오키나와 등) 일본 남서지역에 대한 방위력 강화와 기동력을 중시하는 ‘동적 방위력’ 강화를 천명한 새 방위대강을 지난해 말 작성한 이후, 이를 반영한 첫 훈련”이라고 전했다. <방위대강>은 앞으로 10년간의 방위정책의 방향을 담은 것이다.
일본이 남서지역에 대한 방위력을 강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는 다른 지역에 주둔중인 부대를 신속하게 이 지역으로 집결시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현재 재정 사정상 자위대의 수송능력을 이른 시일 안에 강화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이번 훈련에서는 7사단의 탱크 등 장비를 민간 화물선을 빌려 7일 오후 훈련지로 실어보냈다. 이 때문에 홋카이도의 일부 시민단체에선 “주민의 불안을 부채질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편 홍콩 <명보>는 이날 “이번 훈련은 중국군이 오키나와 제도를 침입한 상황을 가상해 실시된다”며 “일본 육상자위대 최정예 제7사단이 민간 고속수송선을 이용해 홋카이도에서 최신 90식 탱크를 이송한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도쿄 베이징/정남구 박민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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