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이후 고급품 매출 증가세
‘스스로 위로하는 방식’ 해석
‘스스로 위로하는 방식’ 해석
지진과 원자력발전소 사고에 지친 일본인들이 고급품 소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8일 일본 언론 보도를 보면, 미쓰코시백화점 도쿄 니혼바시 본점에서는 지난달 가격이 200만엔(약 2800만원) 이상인 고급시계 매출이 지난해 같은달에 견줘 갑절로 늘었다. 100만엔대의 시계 매출도 65%가량 늘었다. 부유층을 대상으로 고급 여행상품을 파는 ‘여행 살롱’ 코너에서도 지난 6월 이후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만엔대의 국외여행 상품도 잘 팔린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백화점협회가 집계한 전국 백화점 매출은 3·11 대지진 이후 6월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계속 마이너스”라며 “미술품과 보석, 귀금속만 떼놓고 보면 6월 들어 4년 4개월만에 매출이 플러스로 전환된 뒤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도쿄 마쓰야긴자의 고급품 판매전에서는 지난 9월에 하루 매출이 7억엔에 이른 적도 있다고 한다.
고급품은 지진 피해지역에서도 잘 팔리고 있다. 지난 4일치 <주간포스트>는 지진해일의 피해가 매우 컸던 미야기현 센다이시에서도 고급식당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고급시계와 비싼 외제차가 잘 팔린다고 전했다. 도호쿠지방 6개 현의 백화점에서는 미술품과 귀금속, 장식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25%나 늘었다.
고급품 소비 붐은 일본인들이 지진 참사와 원전사고에 지친 스스로를 위로하는 한 방식으로 해석되고 있다. 스즈키 고지 다카시마야 백화점 사장은 “(지진 참사 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를 중시해 좋은 것을 선물하려는 심리도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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