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부 “탈당 불사” 반발에
당지도부 참가 관련 결론 못 내려
* TPP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당지도부 참가 관련 결론 못 내려
* TPP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티피피) 교섭 참가를 선언하기 위해 10일 오후 열기로 했던 기자회견을 전격 연기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이 탈당할 뜻을 내비치는 등 당내 반발이 더욱 거세지자, 당 지도부가 티피피 교섭 참가와 관련해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다 총리는 이날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높은 수준의 경제협력과 농업 발전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해, 교섭에 참가할 뜻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는, 이날 열기로 했던 기자회견을 하루 미룬다고 밝혔다.
티피피 관련 당론을 정하는 민주당의 경제협력프로젝트팀은 9일 밤 늦게까지 회의를 연 끝에 “교섭 참가에 신중해달라”는 제안서를 총리에게 낸 바 있다. 총리의 결단을 가로막지는 않은 까닭에 민주당 지도부는 이를 바탕으로 교섭 참가를 선언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반대파의 목소리는 이날 더욱 거세졌다.
티피피 교섭 참가에 반대하는 민주당 초선의원 5명은 이날 오전 탈당계를 지참한 채 고시이시 아즈마 간사장을 찾아가 총리의 교섭 참가선언을 막아달라고 탄원했다.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사민당, 국민신당, 일본신당 의원 180여명이 참가하고 있는 ‘티피피를 신중하게 생각하는 모임’(대표 야마다 마사히코 전 농림상)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연 간부회의에서도 “총리가 교섭 참가를 선언하면 탈당도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는 민주당이 티피피 교섭 참가를 결정할 경우 낙선을 우려하는 이가 적지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인 자민당과 공명당도 노다 총리의 교섭 참가 방침을 ‘졸속’이라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국회에서 ‘티피피 교섭 참가 반대 결의안’을 내자고 주창한 다나카 야스오 신당일본 대표 등은 민주당계 의원 96명, 자민당계 의원 98명 등 모두 232명이 결의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초당파 의원들은 이날 중의원에 결의안을 제출했다.
티피피는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9개국이 농산물을 포함한 모든 품목의 관세 철폐를 목표로 추진중인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노다 총리는 12일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일본의 교섭 찹가를 협상 참가국에 공식적으로 밝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노다 총리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개방폭을 확대할 뜻을 밝히는 등 교섭 참가를 앞두고 미국에 호의적인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매우 취약한 노다 총리가 당의 공식 지지조차 얻지 못한 채 무리하게 교섭 참가를 밀어붙일 경우, 국내에선 상당한 정치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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