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원전 재가동 해야” 방침에 유일한 반대
“국민보다 이익 우선” 직격탄…회원탈퇴는 안해
“국민보다 이익 우선” 직격탄…회원탈퇴는 안해
“회장의 생각을 마치 전체의 뜻인 것처럼 하다니 도대체 뭡니까?”
15일 열린 일본 재계단체 경단련(게이단렌) 이사회에서 손정의(54) 일본소프트뱅크 사장이 책상을 두드리며 요네쿠라 히로마사 경단련 회장에게 항의했다.
경단련은 “전력 부족이 계속되면 국내 산업의 공동화가 가속화할 것”이라며 “안전성이 확인된 원전의 재가동이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에너지 정책에 관한 제2차 제안서’를 지난주 정리해 사전 공표한 바 있다. 폭넓게 논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을 강력히 비판한 것이다.
손 사장은 “반대 의견이 나왔다는 것을 의사록에 반드시 남겨주기 바란다”며, 의견서 수정안을 냈다. 그는 경단련의 애초 의견서에서 ‘원전 재가동이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과, 각계의 재생에너지 확충 계획에 대해 ‘야심적인 도입 목표’라며 부정적으로 묘사한 부분을 삭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일동포 3세 기업인으로, 일본 최고의 자산가인 손 사장도 한때는 ‘원전 찬성론자’였다. 그러나 지난 3월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유출사고 뒤 자신의 태도를 공개적으로 반성하고, ‘탈원전-재생에너지 확산’의 전도사로 뛰고 있다.
실제 그는 대지진 복구 성금 100억엔과 별도로 10억엔의 개인재산을 기부해 에너지 문제를 연구하는 재단을 설립했으며, 전국 광역자치단체와 협력해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보급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전국의 휴경 농지 가운데 20%에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할 경우 원전 50기분인 5000만㎾의 발전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해왔다.
손 사장은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엄청난 사고가 일어나 일본이 온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오로지 원전 재가동이 가장 중요하다면 이상하지 않으냐”며 “국민의 안전과 안심보다 눈앞의 이익을 우선하고 있다”고 경단련의 자세를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경단련이 의견서에서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 계획을 마치 불가능한 것처럼 묘사한 부분에 대해서도 “머리가 굳어 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날 이사회에는 550여 이사 회사 가운데 300여 회사의 대표가 참가했지만, 경단련의 의견서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손 사장뿐이었다.
경단련의 상임이사인 손 사장은 경단련을 탈퇴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언제든 탈퇴는 가능하다”며 “그러나 안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사장과 함께 경단련의 전력산업에 대한 태도를 비판해온 인터넷 기업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46) 사장은 지난 6월 경단련을 탈퇴한 바 있다.
일본 언론들은 경단련 이사회에서 있었던 손 사장의 항의 내용을 16일 일제히 보도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인터넷에서도 관심이 폭발했다. 스즈키 쓰토무란 이름의 누리꾼은 “손 사장이 책상을 치며 경단련을 비판했는데 한 사람도 동조자가 없었다니, 경단련은 이미 죽어 있는 것이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그날 날치기 의원들은 무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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