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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한-미 FTA나 일본의 TTP는 무지의 소치”

등록 2011-11-24 20:39수정 2011-11-24 22:15

노구치 유키오 와세다대학 파이낸스연구소 고문
노구치 유키오 와세다대학 파이낸스연구소 고문
노구치 유키오 와세다대학 파이낸스연구소 고문
자유무역협정=무역 자유화?
그렇게 보는 건 좁은 시각 넓게 보면 ‘배타적 블럭 참여’
중국 배제한 미국 편향은 너무 큰 손실위험 부를 것
“자유무역협정을 ‘무역 자유화’로 이해하는 건 아주 좁은 시각입니다. 세계 전체로 눈을 넓혀 보면 그건 배타적인 ‘블록’에 참가하는 것이지요.”

노구치 유키오(71·경제학 박사) 일본 와세다대학 파이낸스종합연구소 고문은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나, 한국이 미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를 잘못 파악한 무지의 소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24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티피피는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만든 틀인데 일본 정부가 거기에 갑자기 들어가겠다고 해서 매우 놀랐다”며 “중국의 대응에 따라서는 앞으로 일본의 제조업이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은 티피피에 맞서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연합과 에프티에이를 맺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렇게 되면 예전부터 일본과 경쟁해온 독일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큰 이점을 누리고, 중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서 (일본에 견줘) 큰 이점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노구치 박사는 “중국 및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보면 한국과 일본은 처지가 같다”며 한국이 미국과 에프티에이를 맺은 것도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의 안전보장 동맹강화를 위해 경제적 비용을 치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것을 고려하더라도 (중국을 배제한 미국 편향은) 너무 큰 손실 위험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구치 박사는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2.5%에 불과해 한국이나 일본이 미국과 에프티에이를 맺어도 경제적 이득은 아주 작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일본은 선진국치고는 엥겔계수가 너무 높다. 나는 일본의 농산물 관세 인하에는 찬성한다”며, 농업 타격 때문에 티피피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리더십이 취약하고 이해관계자들의 반대가 매우 강해 일본이 티피피에 실제 참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번 발을 내디딘 만큼 이제 발을 뺄 수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이 티피피에 참가하지 않고 대신 중국이 참가하는 에프티에이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신뢰’ 문제가 걸려 있어, 이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그는 아세안이 최근 ‘아세안+6’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논의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일본은 티피피에 먼저 참가하고서야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올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아세안+6 자유무역지대는 기존 아세안 10개국에 한·중·일 3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인도까지 참가하는 경제블록을 만들자는 구상이다.

노구치 박사는 재무성 관리 출신으로 도쿄대와 히토쓰바시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했으며, 일본 경제구조의 뿌리를 다룬 <1940년 체제>라는 저서로 유명하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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