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부부
아키히토 입원에 이례적 거론
아키히토 일왕의 둘째아들인 아키시노노미야 왕자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왕이 공무에서 손을 떼는 ‘정년제’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왕위 계승 서열 2위의 왕자가 아버지의 조기 퇴위를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12월로 만 77살을 맞는 아키히토 일왕이 지난 여름 지진피해 현장을 찾아 위로하느라 격무에 시달린 뒤 최근 그 후유증으로 기관지 폐렴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등 공무를 수행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사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30일로 46살을 맞은 아키시노노미야 왕자는 생일을 앞두고 지난 22일 연 기자회견에서 “사람은 일정한 나이를 지나면 점점 여러 일을 하기가 어려워진다”면서 “연령으로 (공무 정년의) 기준을 정하는 것을 포함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이날 보도했다.
일본에서도 에도시대 이전에는 왕이 후계자에게 왕위를 넘기고 상왕이 되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왕실전범은 종신 왕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일본 정치권과 왕실 안에서는 일왕의 최근 입원을 계기로, 어떤 형태로든 연로한 왕의 공무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아키시노노미야 왕자는 나루히토 왕세자의 동생으로 왕위 계승 서열 2위의 왕자이며, 아키히토 일왕의 유일한 손자로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히사히토(5)의 아버지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일왕의 둘째 아들 가족의 모습. 맨오른쪽이 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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