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성 크게 강조…106종 수정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겪은 일본의 교과서 출판사들이 내년에 쓸 교과서에서 원자력발전과 관련한 내용을 크게 바꿨다.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내용은 많이 줄인 반면,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내용을 늘린 것이다.
16일 <아사히신문> 보도를 보면, 내년에 발행하는 초중고 교과서 1300종 가운데 106종이 지난 8월까지 지진 및 원자력발전과 관련한 내용의 정정을 신청해, 이를 인정받았다. 특히 3월 말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용 교과서는 131종 가운데 28%에 이르는 37종이 내용을 수정했다.
도쿄서적은 고등학교 <현대사회> 교과서에서 “원자력발전의 안전신화는 뿌리부터 무너졌다”며 “에너지 정책을 재검토하는 것이 급한 일이 되었다”는 내용을 새로 넣었다. 이 출판사는 중학교 <이과> 교과서에는 방사선을 많이 쬐게 될 경우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하는 그림을 새로 넣기도 했다.
가이류도출판사는 중학교 <기술·가정> 교과서에서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새나오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어떤 경우에도 방사성 물질이 새나오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시미즈서원은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 있던 “원전 사고는 한번 일어나면 큰 피해를 일으킨다”는 문장에서 ‘큰 피해’라는 표현을 ‘돌이킬 수 없는 피해’로 고쳤다. 태양광 에너지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매우 긍정적으로 서술했다.
<아사히신문>은 “지금까지는 원전에 대해 효율이 좋다거나 지구 온난화에 끼치는 악영향이 적다는 등의 긍정적인 내용이 두드러졌지만, 이번 수정을 거쳐 부정적인 설명이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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