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비서의 증언 기록 일부 ‘거짓’
지난해 ‘증거 조작’ 이어 또 곤혹
지난해 ‘증거 조작’ 이어 또 곤혹
일본의 정계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대표의 정치자금 장부 허위기재 사건을 수사한 도쿄지검 특수부의 검사가 오자와의 전 비서를 심문한 뒤 수사보고서를 오자와에게 매우 불리하게 거짓으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보고서는 검찰심사회가 오자와를 강제기소하도록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준 것이라, 파문이 커지고 있다.
16일 <요미우리신문> 보도를 보면, 도쿄지검 특수부의 검사는 지난해 5월 오자와의 정치자금단체 리쿠잔회의 장부관리를 담당했던 오자와의 전 비서 이시카와 도모히로 의원을 상대로 증언을 재청취했다. 이를 기록한 검사의 보고서를 보면, 이시카와는 오자와가 장부 허위기재에 관여한 사실을 자신이 전에 밝힌 이유에 대해, 검사로부터 “당신은 11만명 이상의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 국회의원이 됐다. 그런데도 폭력배 하수인이 의리를 지키듯 하는 것은 유권자를 배신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15일 도쿄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오자와의 변호인은 이시카와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보고서가 거짓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담당 검사는 “몇일간에 걸쳐 기억을 되살려가며 작성한 것이라, 기억에 혼돈이 있었다”며 보고서가 잘못됐음을 인정했다.
일본 언론들은 검찰의 수사보고서가 거짓임이 드러나 기소유지 담당 변호사가 오자와의 유죄를 입증하는 데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분석했다. 일본 검찰(오사카 지검 특수부)은 지난해에도 후생노동성 간부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수사 검사가 구속되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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