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량 상위 10위 정치인 드러나
여·야 실력자, 장관 등 ‘특별대우’
여·야 실력자, 장관 등 ‘특별대우’
방사능 대량유출 사고를 일으킨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운영사인 도쿄전력 총무부는 해마다 관내 국회의원 100여명이 관여하는 단체나 학습회의 파티권(행사참가권) 5000만엔(약 7억5000만원)어치를 구매해왔다. 대부분은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 기재 의무가 면제되는 20만엔 한도에서 한 차례만 샀지만, 경제산업성 장관 출신이나 당의 실력자에게는 몇 차례씩 파티권을 사주고 협력업체들에까지 별도 구매를 요청했다.
<아사히신문>은 8일 도쿄전력이 파티권을 많이 구매해준 상위 의원 1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자민당 출신으로는 아소 다로 전 총리, 이시바 시게루 전 정책조정회장, 이시하라 노부테루 현 간사장, 아마리 아키라(7~8대 경제산업상), 오시마 다다모리(9선의원) 의원 등 5명이 포함됐다. 이밖에 자민당 출신의 요사노 가오루(무소속·10선) 의원과 히라누마 다케오 다함께당 대표가 순위에 들었다.
현 집권 민주당에서는 센고쿠 요시토 전 관방장관과 에다노 유키오 현 경제산업상, 오자와 이치로 전 대표가 포함됐다. <아사히신문>은 “도쿄전력이 민주당 의원들에는 거리를 둬왔지만, 3명은 영향력을 고려해 다른 의원들보다 구매액을 많게 했다”고 보도했다.
단체나 학습회 행사에서는 가벼운 다과가 제공되지만 참가비가 1인당 2만엔 가량이다. 행사를 치르고 남은 비용은 정치자금으로 쓰인다. <아사히신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에는 의원 비서들이 도쿄전력 쪽에 당연하다는 듯이 파티권을 사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사고 뒤에는 관계를 숨기려는 듯 대부분 발길을 끊었다고 덧붙였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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