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고때 노출…후쿠시마현내 회사 100여곳에 공급
일본 후쿠시마현의 한 신축 아파트가 방사능에 오염된 자갈을 건축자재로 사용해, 실내 방사선량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방사능 오염 피해가 음식물을 넘어, 건축자재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후쿠시마현 니혼마쓰시는 15일 시내의 한 신축아파트 1층에서 실외보다 훨씬 높은 방사선량이 계측됐다고 발표했다. 3층짜리 철근 콘크리트 건물인 이 아파트는 지난해 7월 완공됐는데, 1층 바닥 위 1m 지점에서 계측한 방사선량이 시간당 1.16~1.24 마이크로시버트에 이르렀다. 이는 시간당 0.7~1.0 마이크로시버트인 실외 방사선량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이 아파트에서 24시간 생활하면 성인 연간 피폭허용치의 10배인 10밀리시버트 이상 피폭하게 된다. 현재 일본 정부는 연간 피폭량 20밀리시버트를 피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원인은 방사능에 오염된 자갈이 콘크리트 재료로 쓰인 때문으로 드러났다. 이 아파트 건축에 사용된 콘크리트용 자갈은 계획적 피난구역인 나미에마치의 한 채석장에서 큰 돌을 깨 만든 것으로, 원전사고 뒤에도 야적장에 그대로 쌓아두었다가 시중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마쓰시는 이 아파트 외에도 오염된 자갈을 사용한 건축물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채석장에서는 지난해 3월 원전사고 뒤 4월22일까지 자갈을 계속 판매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채석장에서 후쿠시마 현내 19개 회사에 5200t의 자갈이 출하됐다”며 “니혼마쓰시의 오염 아파트에 콘크리트를 공급한 회사는 현내의 다른 회사 백여곳에도 같은 콘크리트를 공급했다”고 보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