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480석중 85석 줄여야”…자민 35석 제안
일본 정치권이 하원 격인 중의원 의석수 감축을 둘러싸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집권 민주당은 현재 480석인 중의원 의석수를 85석 줄이는 내용의 법안을 이달 말 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야당들은 대폭 감축엔 반대하고 있지만, 제1야당인 자민당이 35석을 줄이자고 주장하고 있어 감축폭은 35~85석 사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지난 18일 당정 3역회의에서 국회의원 의석수 감축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정치개혁추진본부 총회를 열어 중의원 소선거구 의석을 5석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80석 줄이는 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24일 시작되는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중의원 의석은 소선거구 300석과 비례대표 180석으로 구성돼 있다.
민주당의 의원수 감축 추진은 국가운영 경비를 줄임으로써 소비세율 인상을 핵심으로 한 세제 및 사회보장 개혁에 대해 국민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다. 민주당 정부는 공무원 급여 및 국회의원 세비 삭감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의 소선거구 5석 감축안은 제1야당인 자민당 안을 그대로 채택한 것이다. 그러나 비례대표 의석의 대폭 감축에 대해서는 야당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비례대표 의석은 소수 야당이 존립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까닭이다. 공산당 등 소수야당은 근본적인 선거제도의 개혁을 요구하면서 비례대표 축소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원내 제3당인 공명당도 “비례의석 80석 감축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2009년 8월 총선거에서 공산당과 공명당은 선거구에서는 한 석도 얻지 못했지만, 비례대표 의석으로만 각각 21석과 9석을 획득한 바 있다.
자민당도 민주당에 비례 80석 감축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의석수 감축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소선거구 5석을 줄이는 건 당연하지만, 비례대표는 소수정당을 배려해 30석을 줄이자는 게 자민당 안”이라고 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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