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지진 이후 급감…두달 전부터 점차 회복
대대적 홍보전·비자발급 기준 대폭 완화 효과
엔강세 탓 한국 여행객은 30% 줄어 유치 골몰
* 아키하바라 : 일본 도쿄 전자상가 거리
대대적 홍보전·비자발급 기준 대폭 완화 효과
엔강세 탓 한국 여행객은 30% 줄어 유치 골몰
* 아키하바라 : 일본 도쿄 전자상가 거리
지난 22일 낮, 일본 도쿄의 전자상가 거리로 유명한 아키하바라역 앞에 관광버스 한대가 멈춰섰다. 버스 안에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곧바로 상가로 향했다.
“100만엔을 준비해왔어요. 전기밥솥부터 사려고 합니다.”
이미 중국인들로 가득 들어찬 한 전자제품 가게에서 한 여자 관광객이 자랑하듯 말했다. 버스로 돌아오는 이들의 손에는 쇼핑한 상자가 몇개씩 들려있었다.
열흘 가량 휴일이 이어지는 중국의 춘절을 맞아 일본 관광업계와 유통업계가 모처럼 얼굴을 펴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밀려드는 까닭이다. 나가사키현의 사세보시에 네덜란드의 거리를 재현한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에는 1월 하순부터 2월초에 걸쳐 중국인 관광객 5000여명이 숙박을 예약했다. 지난해 춘절 기간에 견줘 20% 가량 늘었다.
지난해 3·11 대지진 이후 급감했던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11월 마침내 2010년 같은달 수준을 넘어선 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인 사이에 일본여행의 인기가 다시 회복돼 이번 춘절 연휴기간에 일본 여행을 신청한 사람의 수가 사상 최대에 이를 것”이라고 중국 <신화통신>과 연계된 인터넷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오키나와엔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2010년에 견줘 15.5배인 3100명의 중국인이 찾아왔다. 중국인이 오키나와에서 1박 이상 머물면 3년 이내에 몇차례고 일본을 방문할 수 있는 비자를 지난해 7월부터 발행한 것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과 원전사고 영향으로 급감한 외국인 관광객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일본 정부는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쳤다. 관광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에 8억엔, 한국에 4억엔 등 모두 20억엔을 관광홍보비로 쓴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예산 심사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외국인 1만명을 일본에 초대한다는 구상을 밝하기도 했다. 마젤란 리조트 앤 트러스트라는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의 여행사는 지난해 9월 일본을 한번도 방문하지 않은 외국인 2명을 뽑아, 100일간 일본 47개 도도부현을 여행시켜주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방일 외국인 수는 꽤 회복됐다. 최근 일본정부 관광국이 발표한 추계치를 보면, 방일 외국인수는 지난해 4월엔 전년대비 62.5%까지 줄었으나, 11월에는 13.1%, 12월엔 11.7%까지 감소율이 낮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로는 713만명으로 전년대비 230만명이나 줄었다. 2013년 1500만, 2016년 2000만명을 목표로 했던 것에 견주면 초라한 수치다.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갖가지 지혜를 짜내고 있다. 야마구치시는 야마구치 현립대학에 재학중인 유학생 25명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주요 관광지를 탐방하게 한 뒤 모국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해주도록 요청하고 있다. 기후현은 여행사와 연계해 오는 3월부터 6월 사이 외국인이 현내 유료도로를 7일간 일정액이 무한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야마나시현은 와이파이 회선 1000개를 늘리기로 했다. 일본 관광청은 관광객수의 비율이 가장 높으면서 회복세가 가장 더딘 한국인 관광객 유치에 특히 골몰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165만여명으로 전년대비 32% 줄었는데, 12월에도 감소율이 30.1%에 이를 정도로 회복이 가장 더딘 까닭이다. 지난 17일 홍보를 위해 방한한 미조하타 히로시 관광청 장관이 서툰 한국어로 애국가를 불러보이며, 일본을 찾아줄 것을 호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관광업계에서는 엔화가 원화에 견줘 초강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인의 일본 관광이 회복되는데는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도쿄의 한국계 여행사 관계자는 “엔화 강세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며, “한국인 관광객 일본 유치는 그만두고, 이제 일본인에게 한국관광 상품만 팔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갖가지 지혜를 짜내고 있다. 야마구치시는 야마구치 현립대학에 재학중인 유학생 25명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주요 관광지를 탐방하게 한 뒤 모국을 대상으로 홍보활동을 해주도록 요청하고 있다. 기후현은 여행사와 연계해 오는 3월부터 6월 사이 외국인이 현내 유료도로를 7일간 일정액이 무한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야마나시현은 와이파이 회선 1000개를 늘리기로 했다. 일본 관광청은 관광객수의 비율이 가장 높으면서 회복세가 가장 더딘 한국인 관광객 유치에 특히 골몰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165만여명으로 전년대비 32% 줄었는데, 12월에도 감소율이 30.1%에 이를 정도로 회복이 가장 더딘 까닭이다. 지난 17일 홍보를 위해 방한한 미조하타 히로시 관광청 장관이 서툰 한국어로 애국가를 불러보이며, 일본을 찾아줄 것을 호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관광업계에서는 엔화가 원화에 견줘 초강세를 보이고 있어, 한국인의 일본 관광이 회복되는데는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도쿄의 한국계 여행사 관계자는 “엔화 강세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며, “한국인 관광객 일본 유치는 그만두고, 이제 일본인에게 한국관광 상품만 팔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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