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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본 ‘정치학교’ 신드롬

등록 2012-02-08 22:18

마쓰시타 정경숙이 원조
하시모토 등 신진 정치인
세력화 노리고 개설 나서
개별 정치인이 주도하는 정치학교가 일본에서 붐을 이루고 있다. 차기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에 뜻을 둔 새 인재를 발굴·육성해, 이들을 선거에 당선시켜 자신을 중심으로 한 정치세력을 키우겠다는 생각에서다. 여론이 기존 정당들에 등을 돌린 상황에서 특히 새 정치세력들은 이런 정치학교를 통해 ‘새로움’을 표방하며 붐을 주도하고 있다.

지역정당 오사카 유신회를 이끌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은 차기 총선에서 300명을 출마시켜, 200명을 당선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3월에 ’유신정치학교’를 개설할 예정이다. 25살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1년간 여는 이 정치학교에서는 매달 두 차례 정도 강의를 한다. 수강료는 연간 12만엔이다. 유신정치학교에는 하시모토의 인기를 반영하듯, 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킨 지 한달여 만에 전직 국회의원과 공무원 등 700여명이 지원했다. <아사히신문>은 7일 “하시모토 시장이 정치학교를 통해 인재를 확보함으로써, 자신에게 협력하지 않는 기성 정당을 압박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도 ‘오무라 대지 학교’를 4월에 개설하기로 했다. 월 한차례 강의를 하고 수강료로 회당 2000엔을 받을 계획이다.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도 ‘가와무라 다카시 정치학교’를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두 사람은 오사카 유신회와 손잡고, 차기 총선에서 지역 비례대표 후보를 내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 기존 유력 정당 인사 가운데는 자민당의 고가 마고토 전 간사장이 ‘제대로 된 정치인을 키우는 사설학원’이란 의미를 담은 ‘지성당’을 조만간 발족시킬 계획이다.

이들 정치학교는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끌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 정치학교’를 모델로 삼고 있다. 오자와 정치학교는 애초 자유당이 2001년 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했으나, 자유당이 2003년 민주당과 합당한 뒤 오자와 개인이 이끌고 있다. ‘헤이세이(아키히토 일왕의 연호)의 마쓰시타정경숙’을 표방하며 설립한 이 정치학교는 25~35살 사이의 일본인 30명을 모집해 2년간 교육한다. 연수에 필요한 실비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그동안 배출한 273명의 졸업생 가운데 8명이 중의원에, 2명이 참의원에 당선했다.

일본 최고의 정치인 산실인 마쓰시타 정경숙은 정치인이 이끄는 사설학교와는 다르다.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의 설립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1979년 사재를 털어 설립한 재단으로, 매년 10명 이내의 소수 인재를 뽑아 4년간 합숙하며 공부할 기회를 준다. 약간의 활동비도 지급한다. 지금까지 248명이 졸업한 이 학교 출신자 가운데 38명이 국회의원에 당선했다.

정치인이 이끄는 정치학교는 파벌 구조의 일본 정치와 잘 어울리는 인재 양성·발굴 방식이다. 오자와 정치학교 출신 의원이 모두 ‘오자와 그룹’에 속해 있는 것이 이를 보여준다. 기타가와 마사야스 전 미에현 지사는 정치학교에 대해 “젊은이들에게 정계의 문호를 열어주는 구실이 크다”며 “다만 인재를 잘 판별하지 못하면 옥은 없고 돌만 고를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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