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
아키히토 일왕(78)이 심장혈관 바이패스 수술을 받기 위해 17일 도쿄대학병원에 입원했다. 바이패스 수술은 심장 관상동맥이 막혔을 때 이를 우회하는 혈관을 이식하는 수술이다. 어려운 수술은 아니지만, 고령의 일왕이 수술을 받은 체력으로 앞으로 공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만큼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언론 보도를 보면, 수술은 18일 오전 시작된다. 순조로우면 3시간 가량 걸려 끝난다. 수술이 끝난 뒤 경과가 좋으면 일왕은 2주일 뒤에는 퇴원한다. 일왕은 지난 2003년1월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일왕은 지난 11일 진찰결과 1년 전부터 혈관 협착이 진행된 부분이 발견돼 곧바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관상동맥 협착이 심해지면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는 까닭이다. 궁내청은 “(혈관이) 막혀 좁아진 두 곳이 동맥이 휘어 있는 부분이라 혈관 내에 얇은 관을 삽입하는 시술로는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지난 12일 설명했다. 일본 언론들은 심장 전문의들의 말을 인용해 “관상동맥 바이패스 수술은 일본의 기술이 매우 뛰어나, 성공률이 99%에 이른다”고 전하고 있다.
일왕이 입원한 17일부터 법령의 공포 등 일왕의 업무는 나루히토 왕세자가 임시로 대행한다.
일왕의 수술을 계기로 일본에서는 고령의 일왕에게 주어진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일고 있다. 일왕의 둘째아들인 아키시노노미야(47)는 지난해 11월 “일정 연령이 지나면 여러가지 일을 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며 왕이 일정 연령이 되면 공무에서 손을 떼는 ‘정년제’의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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