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발언에 일 정부 ‘곤혹’
오키나와 미 해병대의 괌 이전 규모 축소에 따라 이전 경비 부담의 경감을 요구하려던 일본이 ‘부담금 경감은 없을 것’이라는 미국 쪽의 발빠른 반응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리언 파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15일(현지시각) 미 하원 군사위원회 공청회에서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괌 이전 규모를 8000명에서 4700명가량으로 줄이기로 한 데 대해 “일본 쪽이 부담금을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어떤 계획 변경이 있어도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감액은 없다는 것이냐’는 확인성 질문에 “없다”고 확답하기까지 했다.
미-일 양국은 지난 2006년 이전 경비 가운데 60%인 61억달러를 일본이 부담하고, 미국이 나머지 42억달러를 부담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양국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해병대의 이전 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전 병력의 규모가 줄어들게 되자 일본 정부는 그에 맞춰 일본의 부담을 줄이자고 미국에 요구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있었다.
파네타 장관의 발언에 일본 정부는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 발언에 대해 “(경비 부담 경감을 요구하려는 일본에) 기선을 제압했다”고 해석했다. 일본 정부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반응이다.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현 시점에서는 경비부담에 대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일 양국은 27~28일 도쿄에서 심의관급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병력 이전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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