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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후쿠시마 희생자 위한 슬픔을 ‘탈원전’ 향한 분노로”

등록 2012-03-11 20:53수정 2012-03-11 22:30

일왕·총리 추도행사 맞서 시민·지식인 ‘반원전’ 시위
‘애도와 분노’ 깃발 앞세워…국회 앞 인간띠 잇기도
일 전역 대지진 1년 애도 물결

매그니튜드 9.0 규모의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지 꼭 1년이 되는 11일, 오후 2시46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전 일본이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각지에서 종소리를 들은 이들은 희생자와 피해자들을 위해 1분간 묵념했다. 애도 뒤엔 분노가 거리를 덮었다. 전국 90여곳에서 시민들이 ‘원전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도쿄 국립극장에서 아키히토 일왕 부부, 노다 요시히코 총리와 후쿠시마 등 대표적인 피해지 3개 현의 주민 1200명이 참가한 가운데 공식 추도행사를 열었다. 노다 총리는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피해지의 부흥을 하루빨리 이루겠다”고 말했다.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는 시민단체 주도로 시민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희생자 추도 모임이 열렸다. 참가자 가운데 5000여명은 모임 뒤 ‘애도와 분노’라고 쓴 깃발을 앞세우고 도심에서 반원전 거리행진을 벌었다. 시위대는 국회의사당을 인간띠로 에워싸기도 했다.

한·중·일 지식인과 전문가들이 참가한 ‘탈원전 세계회의’는 “원전을 없애고 자연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311명의 성명을 발표했다. 정부 추도행사가 벌어진 국립극장에서 몇백 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도쿄전력 본사 앞에서도 이날 오후 20∼30명 규모의 원전 반대 시위가 계속됐다.

원전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현의 고리야마시 가이세이산 운동장에서도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후쿠시마 현민대회’가 열려 반원전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미즈 슈지 후쿠시마대 부학장은 “오늘은 진혼의 날이지만, 후쿠시마에선 아직도 재해가 진행중이어서 그럴 여유조차 없다”며, 정부와 도쿄전력을 향해 “사고 수습과 보상에 전력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원전 사고 수습을 지휘한 간 나오토 전 총리는 미국의 격월간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보낸 글에서 “원자력에너지를 이용하는 한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완전히 안전해질 수는 없다”며 “일본이 앞으로 원자력과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모델 국가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 집계를 보면,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10일까지 1만5854명, 행방불명자는 3155명으로 거의 2만명이 희생됐다. 지진과 원전 사고로 인한 스트레스 등 2차 피해로 사망한 사람도 1479명에 이른다. 재산 피해는 17조4000억엔(약 238조원)에 이르렀고, 원전 사고 피난민 11만명을 포함해 모두 34만명이 피난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노다 총리는 이날치 미국 <워싱턴 포스트>에 실은 기고문에서 대지진 이후 국제사회가 보내준 지원에 대해 “깊은 온정을 느끼며 늘 감사하고 있다”며 “3·11(대지진) 이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일본’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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