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와 이치로
노다 총리 정국 운영에 ‘빨간불’
오자와, 세 부족해 신당 성공의문
오자와, 세 부족해 신당 성공의문
2009년 8월 총선에서 압승해 54년간의 자민당 지배 시대를 끝낸 일본 민주당이 집권 3년 만에 결국 둘로 쪼개졌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이끄는 지도부의 소비세 증세에 반대해온 오자와 이치로 전 대표가 2일 49명의 중·참의원 의원과 함께 탈당계를 제출했다. 오자와 전 대표는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세차례나 신당을 만들어 그때마다 정국 주도권을 쥐었던 오자와가 이번에는 성공할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오자와 전 대표는 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중의원 38명, 참의원 12명 등 모두 50명이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세 증세는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우리는 3년 전 민주당이 정권을 교체하기 전 국민과 약속한 이념과 정책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탈당계를 수리하지 않고 이들을 제명할 방침이다.
탈당자가 소수여서, 민주당은 중의원 251석으로 단독 과반수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등이 증세법안에 계속 반대하고 이들을 중징계할 경우 의원들이 추가 탈당 가능성이 있어 노다 총리의 정국 운영은 여전히 험난해 보인다. 중의원의 소비세 증세안 표결에서는 57명이 반대하고, 15명이 기권했다. 참의원은 이미 여소야대 상태다.
오자와 전 대표의 신당 카드가 성공할지도 의문이다. 탈당 세력은 중의원 38석으로 민주당 탈당파들로 구성된 ‘신당 유대’(9석)와 힘을 합쳐도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내기에는 4석이 부족하다. 출발부터 세 결집에 실패한 것은 의원들이 탈당 뒤의 장래를 불안하게 여기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오자와 전 대표는 ‘증세 반대’를 전면에 내건 신당을 띄워, 차기 총선거에서 캐스팅보트를 쥐는 세력이 되겠다는 뜻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세 반대 여론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정치인 오자와의 인기가 매우 낮아 앞날은 밝지 않다. 초선의원이 34명(중의원 25명, 참의원 9명)에 이를 정도로 동반 탈당자들의 정치적 기반도 매우 취약하다.
1989년 만 47살의 나이로 자민당 간사장을 맡았던 오자와는 1993년 6월 자민당을 탈당하고 신생당을 결성해 7월 총선에서 호소카와 내각을 탄생시켰다. 이듬해 신진당, 이어 1998년 자유당을 결성해 자민당과 연립내각을 꾸렸다가 무너뜨린 바 있다. 이로 인해 ‘파괴자’라는 별명을 갖게 된 그는 이후 민주당에 합류해 일본의 보수 양당체계 개편을 완성하고, 역사적인 정권교체를 일궈내는 데 핵심 구실을 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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