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일본

후쿠시마 원전노동자에 ‘피폭량 조작’ 강요

등록 2012-07-22 19:30

도쿄전력 자회사 하청업체 임원
“방사선 측정기 납판으로 덮어라”
거부한 노동자엔 작업제외 보복
일본 도쿄전력 자회사의 한 하청업체 임원이 방사능 유출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일하던 작업원들의 방사선 측정기에 납판으로 만든 덮개를 씌우도록 강요한 사실이 드러났다.

선량계를 납으로 덮으면 방사선 수치가 10분의 1 정도로 떨어진다. 고선량을 무릅쓰고 작업을 강행하게 하려했던 이 조처는 ‘원전노예’로까지 불리는 원전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열악한 실태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일본 후생성은 노동안전위생법 위반 혐의로 뒤늦게 조사에 착수했다.

22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의 보도를 보면, 도쿄전력 자회사 도쿄에네시스의 하청업체인 빌드의 한 임원은 지난해 12월1일 원전 노동자 12명에게 납판을 건네면서 소형 방사선 선량계를 덮으라고 지시했다.

노동자들은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 부근에서 오염수 처리 시스템의 호스를 보온재로 덮는 작업을 맡았다. 12명의 노동자 가운데 3명은 납판 덮개를 씌우는 것을 거부했다. 회사 임원은 이들을 작업에서 제외했다. 다른 노동자들은 약 3시간 가량 자재 운반 작업을 했다.

업체 임원은 이튿날 한 여관에서 지시를 거부한 근로자 3명을 강한 어조로 설득했고, 이 때 한 노동자가 대화내용을 휴대전화로 녹음해 두었다가 <아사히신문>에 제공함으로써 사건이 알려지게 됐다. 이 임원은 “현장에 처음 갔을 때 선량계의 경고음에 놀라 그렇게 했다”며 “납판 덮개를 씌우게 한 것은 한 번 뿐이었고, 사용한 뒤에는 쓰레기장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당시 납판 덮개를 사용한 한 노동자도 “현장의 방사선량이 그리 높지 않아 한번만 쓰고 버렸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후생노동성은 노동안전위생법 위반 혐의로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에 조사원을 파견해 노동자 신원과 피폭기록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으며, 피폭량 조작이 상시적으로 이뤄졌는지 실태파악을 서두르고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통영 실종 초등생 엿새만에 숨진채 발견…40대 피의자 검거
“주민번호 1만원에…” 아이돌 개인정보 거래 ‘발칵’
여름에 몹쓸 새 전투복 ‘땀 배출·통풍’ 꽝
소총 260발, 몸속 폭발 작살포…고래사냥 잔혹사
[화보] 누가 이 아이들 옷을 벗겼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