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해양국의 항공기가 13일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상공을 비행해,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긴급발진했다. 중국 항공기의 센카쿠 상공 진입은 처음이다. 중국이 센카쿠열도에 대한 일본의 실효지배를 해양에 이어 상공에서도 무력화시키려는 움직임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오전 11시6분께 중국 항공기 1기가 센카쿠열도 남쪽 일본 영공을 침범함에 따라 항공자위대의 F15 전투기를 긴급발진시켰다”고 발표했다. 중국 항공기는 자위대 전투기가 발진한 직후인 11시10분께 센카쿠 상공을 벗어났다. 후지무라 장관은 “매우 유감이다. 주권 침해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일본 정부가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해양감시선 4척도 이날 오전 9시께 센카쿠열도 일본 해역에 진입했다. 중국 해양감시선의 일본 해역 진입은 지난 9월 이후 이번이 17번째로, 최근 진입은 지난 11일부터 사흘째 계속됐다. 중국 해양국은 사이트에서 “해양감시 항공기(B-3837)가 해양감시선 편대와 함께 중국 댜오위다오 영해와 영공 순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16일 총선을 앞두고 일본 정치권은 경쟁적으로 센카쿠열도 영유권 문제에 대한 강경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일본에선 또 12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을 빌미로 군사력 증강을 요구하고 대북 강경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보수 우파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도쿄 베이징/정남구 박민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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