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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가라오케 발명가 이노우에

등록 2005-10-23 17:23수정 2005-10-23 17:23

“특허 안내 갑부 못돼도 사람들 즐거우니 행복” 가라오케 발명가 이노우예
“특허 안내 갑부 못돼도 사람들 즐거우니 행복” 가라오케 발명가 이노우예
아시아사람들
“특허를 안 낸 것을 후회하지 않느냐?”

이노우에 다이스케(65)는 30년 넘게 질리도록 이 질문을 받아왔다. 일본 고베의 무명밴드에서 드럼을 연주하던 그는 1971년 세계 최초로 가라오케를 발명했지만, 특허를 내지 않아 갑부가 될 기회를 날려버렸다. 특허만 냈으면 그는 약 1억5천만달러를 벌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홍콩의 온라인 신문 <아시아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그는 “자동차 스테레오와 소형금고, 작은 앰프를 가져다 조립해 만든 걸로 누가 특허를 내겠다고 생각했겠느냐”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노우에는 “사람들이 가라오케에 맞춰 노래하는 행복한 얼굴을 볼 때마다 즐거워진다. 일본인들은 보통 수줍어하지만 결혼피로연이나 회사 모임에 가라오케가 나오면 술을 마시고 기분 좋게 노래를 부른다. 나는 사회적 얼음을 깬 셈”이라고 행복해 한다.

연주자 활동중 “반주녹음” 특허 냈으면 1억5천만달러
장사꾼 생활에 사업실패도 아시아 밤 바꾼 ‘세기의 인물’

그는 연주자로 활동하던 시절 손님들의 목소리에 맞게 반주를 미리 녹음해 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단골손님이던 음치 사업가가 회사 야유회에서 자신에게 맞는 반주가 필요하다고 하자 테이프를 녹음해 주면서 가라오케를 만들게 됐다.

자신의 기묘한 발명품이 세계 곳곳을 ‘정복’하는 동안 일본식 샐러리맨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그는 장사로 생계를 꾸려왔다. 요즘 주로 파는 것은 가라오케용 친환경 세제와 가라오케 안에서 번식하기 쉬운 바퀴벌레를 잡는 약이다. 1980년대에는 가라오케에 신곡 테이프를 제공하는 사업을 했다가 90년대에 레이저디스크 등이 보급되면서 사업실패를 겪기도 했다.

99년 시사주간지 <타임>은 “마오저뚱과 간디가 아시아의 낮을 변화시켰다면 이노우에는 아시아의 밤을 바꿔놓았다”며 그를 “가장 영향력 있는 20세기 아시아 인물”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지난해에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모여 기묘한 발명가에게 주는 ‘이그 노벨상’을 받았고, 올해에는 일본에서 그의 삶을 소재로 만든 영화 <가라오케>도 개봉했다. 영화를 본 그는 “주연배우가 나보다 훨씬 잘 생겼고 키도 크다”며 좋아하고 있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편지와 전자우편이 오고, 내 이야기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 모든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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