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월드 일본 대표 선발대회서 혼혈인 우승 두고
일부 네티즌 “진정한 일본의 아름다움 아니다” 반발
유독 미인대회에서만 ‘순혈주의’ 강조된다는 비판도 나와
일부 네티즌 “진정한 일본의 아름다움 아니다” 반발
유독 미인대회에서만 ‘순혈주의’ 강조된다는 비판도 나와
미스 월드 일본 대표 선발대회에서 우승한 혼혈 여성을 두고 ‘혼혈인 우승자가 진정한 일본 미인이라고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일본 내 의견이 분분하다고 아에프페등 외신이 5일 전했다.
5일 치러진 미스 월드 일본 대표 선발대회에서 인도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요시카와 프리안카(22)가 우승했다. 혼혈인이 일본의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요시카와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오는 12월 열리는 미스 월드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3월 흑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야모토 아리아나(22)가 미스 유니버스 재팬에 뽑혀, 미인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혼혈인으로 기록됐다. 이를 의식하듯 요시카와도 우승 뒤 <아에프페>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아리아나가 우승하기 전에는 ‘하푸’(일본 국적 혼혈인을 지칭) 여성들이 일본을 대표하지 못했다“며 “아리아나는 혼혈인들이 그 자체로 보여질 수 있도록 용기를 줬다”고 했다. 요시카와는 이어 “많은 ‘하푸’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자신에게 용기를 줬던 아리아나처럼 일본 내 인종 차별에 정면으로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요시카와가 혼혈이기 때문에 진정한 일본의 아름다움을 나타내지 못한다며 대회 결과에 반발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본의 특성은 하나도 없는 미인대회를 여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치 순수한 일본인들은 미인 대회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 같다” 등의 글을 올리며 대회 결과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요시카와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람들은 나의 ‘순수성’에 대해 의심한다”고 인정하면서도, “태어났을 때부터 일본에서 살았기 때문에, 내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에서는 유독 미인대회에서만 ‘일본인 순혈주의’가 강조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누리꾼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많은 혼혈인들이 스포츠나 연예계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유독 미인대회 우승자에게만 혼혈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며 “먼저 혼혈 일본인을 차별하는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지난해 미스 유니버스 재팬으로 뽑혔던 아리아나 미야모토(22)의 모습.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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