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 해결의 모임’이 28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참의원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정부는 1995년 아시아 여성기금 때처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총리의 사죄 편지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언자는 모임의 발기인 중 하나인 시게토 미야코.
일본에서도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사죄 편지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에노 지즈코 도쿄대 명예교수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위안부 문제 해결의 모임’(이하 모임)은 28일 도쿄 지요다구 참의원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는 1995년) 아시아 여성기금 때도 총리가 (피해자 할머니들께) 사죄의 편지를 보냈었다. 피해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죄, 명예와 존엄의 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총리의 사죄의 편지’를 (이번에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 모임은 지난해 10월15일 1500여명의 일본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아베 총리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와 교섭을 진행해 합의안를 만들어 달라”는 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
이들이 이날 기자회견을 연 것은 최근 한국의 ‘위안부 화해·치유 재단’이 “이르면 10월까지 아베 총리의 (사죄) 편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 등은 “일본 정부가 이에 대해 답변을 보류하고 있다”는 반응을 전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게토 미야코는 “보도를 통해 한국의 재단이 사죄 편지를 요구하고 있는데 일본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죄 편지가 없으면 지난 합의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각오로 운동을 해 나가겠다. 일본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선 사죄 편지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 전인 오전 11시 일본 내각부에 들러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한 합의에 기초해 성의있는 구체적인 해결책인 총리의 사죄 편지를 요구한다’는 요청문을 보냈다.
이들의 이날 회견은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일본 진보 진영 내의 균열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일본 진보 진영은 지난 12·28 합의에 대해 피해 할머니들의 핵심 요구인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과 배상’ 등의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이를 거부해야 한다는 ‘백지 철회론’과 합의의 성과를 인정하고 이를 보충해 나가야 한다는 ‘보완론’으로 갈라져 있다. 모임의 주장은 보완론에 기울어져 있다. 이를 보여주듯 모임은 “우리들은 이번 일·한 정부간의 노력을 평가한다. 화해·치유 재단이 겨우 피해자 여러분들로부터 ‘일정의 합의’를 얻었다는 얘길 듣고 안도하고 있다”는 내용을 요청문에 담았다.
그러나 피해 할머니들이 12·28 합의를 거부하는 이유가 일본 총리의 편지의 유무가 아님을 생각할 때 이들의 운동은 근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도쿄/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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