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문들의 한국 내정에 대한 훈수성 간섭이 도를 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12일치에서 박 대통령을 파면한 헌재의 전원일치 판결에 대해 ’정치적 결정’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했다.
10일 나온 한국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파면’ 결정을 둘러싸고 일본 언론들이 한국 내정에 갖은 훈수를 쏟아내고 있다. 박 대통령의 파면 이후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정부간 12·28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양국간 안보협력은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부분이지만, 타국 내정에 영향을 끼치려는 듯한 지나친 언급들도 눈에 띈다.
일본 보수를 대변하는 <요미우리신문>은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확정한 한국 헌법재판소의 10일 결정에 대해 ‘사법의 지나친 정치적 결정이 아니냐’는 제목의 통 사설을 실었다. 사설에서 신문은 헌재가 “박씨가 최순실의 국정개입을 은폐하고 정부로부터 독립해 수사를 진행한 특벌검찰관과 검찰의 수사에 응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그에 따라) 박씨에게 ‘헌법을 지킬 의지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헌재가 대통령 파면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소리에 아첨해 권력을 행사한 것이라면 지나친 것이다”고 지적했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8명의 한국 헌법재판관이 내린 ‘전원일치’ 결정에 대해 외국 언론이 ‘국민에 영합한 정치적 결정’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지나친 간섭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면서 신문이 강조한 것은 한-미-일 3각 동맹의 심화와 12·28 합의의 존중이었다. 신문은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매일처럼 커지고 있는 상황”인만큼 “일-미-한 3개국이 연대를 유지하는 게 불가결하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며 한국의 사드 배치에 “집요하게 반대하는 중국의 여러 압력에 굴하지 않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으며, 아베 정권이 10억엔으로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해결한 12·28합의에 대해서도 “박씨와 일본이 서로 양보해 만들어낸 귀중한 외교적 성과”라며 이를 계승할 것을 요구했다.
<아사히신문>은 박 대통령의 탄핵을 몰고 온 한국 민주주의의 역동성에 경의를 보내면서, 한국의 국정이 안정화 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문은 이날 ‘국정의 안정이 급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민중의 압도적인 행동을 통해 ‘절대권력’이라 불려온 대통령을 교체했다는 것은 한국형 민주주의의 하나의 도달점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며 한국 민주주의의 역동성과 헌재 결정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를 향해선, ‘일시귀국’ 상태가 2달째 이어지고 있는 나가미네 야스마사 대사를 “빨리 귀임시켜 신 정권이 탄생할 때까지 정보수집과 대화의 통로를 만드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은 현실을 인식하면 대통령 선거의 논전을’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우려되는 것은 야당 세력에서 박 정권의 정책을 전면 부정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북한에 대해 융화노선으로 전환하거나 미-한, 일-미-한 안전보장 협력을 수정하려는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며 한국 보수 정권의 추진해 온 대북·대일 정책에 대한 수정을 검토하는 한국 야당의 움직임을 경계했다. 신문은 이어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은 일-미-한의 연대에 불가결한 것이다”며 한국 차기 정권에 박근혜 정권의 기존 외교노선을 계승할 것을 요구했다. 또 현재 한국 내에서 파기 또는 재협상 여론이 커지고 있는 12·28 합의에 대해서도 “(이를 수정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한국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실추시킬 것”이라며 이 합의를 계승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견줘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박 대통령의 이번 파면 결정에 “외국의 내정에 관한 사안이므로 코멘트를 삼가려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10일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모두 한국의 새 정권이 12.28 합의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인식을 밝힌 바 있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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