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아이홀딩스와 인터넷통신판매업체 아스쿨이 28일 시작한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 ‘아이와이(IY) 프레시’에서 판매하고 있는 야채와 흰살 생선 볶음 세트. 사진 출처: 아이와이(IY) 프레시 누리집
일본 신선식품 택배 시장에 편의점과 전자제품 업체까지 뛰어들고 있다. 신선식품 택배 시장은 그동안 생활협동조합이 주도했으나, 맞벌이 증가와 고령화로 시장이 20조원대까지 커지자 대기업들마저 뛰어드는 모양새다.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아이홀딩스는 인터넷통신판매업체 아스쿨과 손잡고 배달 시간을 1시간 단위로 지정할 수 있는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 ‘아이와이(IY) 프레시’를 28일 시작했다. 바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야채와 고기를 세트로 포장하고, 조리법은 인터넷에 매달 50개씩 올린다. 배달 시간을 1시간 단위로 지정할 수 있으며, 조리법이 소개된 인터넷 페이지에서 바로 주문이 가능하다. 세븐&아이홀딩스는 이전에도 인터넷 슈퍼를 통해 신선식품을 팔아왔지만, 이번에 아스쿨 물류망을 이용해 새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우선 도쿄 중심가에서 시작하고 3년 뒤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통이나 식품과는 관계없는 전자업체 샤프도 신선식품 배달에 나섰다. 지난달 자사 전자오븐 ‘헬시오’ 등의 구입자를 대상으로 식품 재료를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은 유명 레스토랑의 요리를 집에서 할 수 있는 식품 재료 세트를 판매하는데, 2020년까지 매출 200억엔(약 2000억원)대를 목표로 삼았다.
야채나 고기 배달은 지금까지 주로 생활협동조합이 주도했다. 1970년대 나리타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유기농 야채를 배달해 농업의 가치를 강조하는 일종의 시민운동으로 전개한 적도 있다. 1980년대 이후 택배망 발달에 힘입어 신선식품 배달 시장은 비약적으로 성장했고, 생협의 시장점유율은 50% 이상이다. 생협 등 기존 사업자들은 저농약과 방사능 오염 자체 검사 등을 들어 슈퍼마켓 물건과 차별점을 강조해왔다.
신선식품 택배는 일본에서는 보기 드물게 확대되는 시장이다. 야노경제연구소는 신선식품과 반찬의 가정 배달 시장 규모가 올해 2조1413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藍다. 세계적 인터넷 유통업체 아마존은 지난 4월 신선식품을 4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 ‘아마존 프레시’를 개시했다.
일본 아마존이 아마존 프레시에서 판매하고 있는 반찬류. 아마존 누리집 갈무리.
신선식품 택배 시장 발달은 사회 구조의 변화가 배경이다. 일하는 여성과 고령자 증가로 장 보기와 조리에 많은 시간을 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슈퍼마켓에서도 손질할 필요가 없게 두부나 야채를 작게 잘라 팔고, 밥통도 비치해 밥만 따로 살 수 있는 곳도 있다. 기존 배달 업체들도 최근 즉석식품에 가깝게 바로 조리할 수 있는 세트 제품을 많이 내놓는다.
이 사업의 가장 큰 과제는 식품이 아니라 배달 인력이다. 가정에서 요구하는 시간에 정확히 대줘야 하는데, 일본에서는 인구 감소로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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