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4.17 16:24
수정 : 2019.04.1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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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텍홀딩스가 한국 자회사 사업 일부 철수를 선언하며 자사 누리집에 올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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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도체 관련 기업 페로텍
기술 유출 혐의 직원·법인 기소에
한국 자회사 사업 철수 발표
“사법부 독립 담보 안 돼”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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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텍홀딩스가 한국 자회사 사업 일부 철수를 선언하며 자사 누리집에 올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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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유출 혐의를 받는 일본 반도체 관련 기업이 “한국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주장하며 한국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반도체 제조 장비와 부품을 만드는 일본 기업 페로텍홀딩스는 16일 자사 누리집에 2016년 충남 당진에 설립한 자회사 ‘페로텍 어드밴스 머티리얼 코리아’가 실리콘 카바이드 링 제조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실리콘 카바이드 링은 반도체 절삭에 쓰는 소모품이다. 페로텍홀딩스는 사업 철수는 “페로텍코리아와 전직 종업원 3명이 ‘부정 경쟁 방지 및 영업기밀 보호법’ 위반 혐의로 한국 검찰 당국에 기소당한 건과 관련해 안정적 수익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페로텍홀딩스는 또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나, 최근 한국의 일본계 기업에 대한 사법 판단을 고려할 때 사법 판단의 독립성이 완전히 담보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어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적이라고 판단했다”고도 주장했다.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 없는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을 들어 한국 사법부의 공정성을 문제삼은 것이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17일 “징용 문제로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하는 판결이 잇따라, 한국 사법부 판단에 대한 우려가 (일본 기업들의) 사업 지속에 영향을 주는 모양새”라고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페로텍에 관한 질문에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언급하며 “현재까지 한국 정부가 (한-일) 협정 위반 상태를 시정하는 구체적 조처를 취하지 않고, 일본 기업 자산 압류 움직임이 진행되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페로텍코리아는 한국 업체에서 스카우트한 직원들을 통해 실리콘 카바이드 링 제조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2월에 직원들과 함께 기소됐다. 피해를 입은 한국 업체는 최근 페로텍코리아를 상대로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일본 페로텍그룹의 전체 매출은 2017년 약 738억엔(약 7481억원)이었다. 페로텍홀딩스는 페로텍코리아의 사업 철수는 실리콘 카바이드 분야에 한정되며, 페로텍코리아는 다른 사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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