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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17 17:44 수정 : 2019.04.17 22:25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에서는 최근 지방 자치단체장과 의원 입후보자가 부족해 무투표 당선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2015년 도쿄에서 열린 노인의 날 행사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기초지방의원 역대 최고 23.3% 무투표 당선
일부 지방에서 지역 의회 존립까지 위협
현직 우위, 출마자 조정, 갈등 회피 이유
인구 감소로 시골 지역 나서는 이도 적어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에서는 최근 지방 자치단체장과 의원 입후보자가 부족해 무투표 당선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2015년 도쿄에서 열린 노인의 날 행사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홋카이도 북서부의 쇼산베쓰는 인구 1197명인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선 1971년 이후 48년째 촌장 선거가 없었다. 4년 임기인 촌장 선거에서 12번 연속 출마자가 1명뿐이기 때문이다. 21일 일본 전역에서 기초단체장을 뽑는 통일 지방선거가 열리지만, 미야모토 노리유키(61) 촌장은 네 번째 무투표 당선을 일찌감치 예약했다.

일본 정부는 16일 121개 정·촌(한국의 읍·면 정도에 해당하는 기초지자체)의 단체장과 375개 정·촌의 의회 의원을 뽑는 통일지방선거를 실시한다고 공고했다. 그러나 정·촌 단체장 후보들 중 45.4%인 55명이 단독 출마자라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됐다. 2015년 통일지방선거(43.4%)보다 무투표 당선율이 올라갔다. 정·촌 의회 의원은 4233명을 뽑는데 23.3%인 988명이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4년 임기인 지자체장과 지자체 의원의 임기 만료일이 들쑥날쑥해 통일지방선거가 아닌 날에 선거를 치르는 곳도 많다.

무투표 당선자가 많은 이유로는 현직 단체장의 당선 확률이 높은 점, 사전에 출마자를 조정하는 일본의 ‘네마와시’ 문화, 갈등을 회피하는 주민들의 성향 등이 꼽힌다. 현직 쇼산베쓰 촌장의 후원회장(79)은 <마이니치신문>에 1971년 치른 마지막 선거를 회상하며 “작은 마을에서 이웃끼리 선거로 싸우는 일은 두 번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인구 감소도 일부 영향이 있다. 마을 일을 볼 만한 젊은이들이 부족한 일부 지역에선 지방의회를 폐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고치현의 오카와무라촌은 지방의원을 하겠다는 사람이 부족해 2017년 지방의회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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