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25 18:21
수정 : 2019.06.25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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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일 솔로몬제도를 방문한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가 수도 호니아라의 가톨릭학교에서 원주민 복장을 한 학생들한테 환영을 받고 있다. 호니아라/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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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호 파푸아뉴기니에 1조원 지원 검토
중국, 파푸아와 바누아투 인프라 건설 지원 대항
중국과 수교 추진 솔로몬제도 놓고도 경쟁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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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일 솔로몬제도를 방문한 스콧 모리슨 오스트레일리아 총리가 수도 호니아라의 가톨릭학교에서 원주민 복장을 한 학생들한테 환영을 받고 있다. 호니아라/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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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 진영과 중국의 구애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호주)가 공동으로 파푸아뉴기니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10억달러(약 1조1556억원) 융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미국 해외민간투자공사, 일본 국제협력은행, 오스트레일리아 수출금융보험공사가 함께 추진한다는 것으로, 3국 정부는 4월에 파푸아뉴기니 정부와 의견을 교환했다. 3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공동으로 아시아에서 융자 등 지원 사업을 한다고 합의했는데, 파푸아뉴기니가 첫 사업지가 될 전망이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의 주요 협력국인 3국의 파푸아뉴기니 지원은 중국의 남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영향력 차단 목적이 짙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파푸아뉴기니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주최했을 때 의전 차량, 버스, 소방차, 회의장 개보수 비용, 도로 건설비를 댔다. 중국은 솔로몬제도와 바누아투 등 다른 섬나라들을 대상으로도 ‘일대일로’(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를 잇는 물류 인프라 계획)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남태평양 섬나라 지원은 대부분 중국 정부가 자금을 대여하고 중국 업체가 건설을 하는 식이다. 상대국은 상당한 빚을 짊어지게 된다. 바누아투가 중국에 진 빚은 1억3천만달러(약 1503억원)로, 이 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5%가량이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최근 독자적 차원에서도 적극적 대중 견제 행보를 하고 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이달 초 인구 53만명의 섬나라 솔로몬제도에 현직 총리로는 10년 만에 방문했다. 그는 솔로몬제도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10년간 2억5천만 오스트레일리아달러(약 2012억원)를 지원한다는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그러나 중국만큼 막대한 지원을 제공할 단일 국가는 없기 때문에, 남태평양 국가들이 중국과의 관계를 여전히 중시할 수밖에 없다. 남태평양 나라들은 강대국들의 경쟁 관계를 활용하는 태도도 보인다. 마나세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는 중국 대외 원조 내용을 조사하는 작업반을 꾸려 이웃 국가들에 파견할 계획이다. 대만과 국교를 단절하고 중국과 수교하는 것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이런 행보로 몸값을 높이려는 것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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