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29 17:27
수정 : 2019.06.29 17:34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 소송 패소 뒤
“WTO, 분쟁 해결 기능 못 해” 주장
보호무역주의 반대 메시지 또 안 들어가
아베 “힘 있는 메시지” 자평했지만
‘G20 회의론’ 더욱 커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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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장상회의 마지막 날인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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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세계무역기구(WTO) 개혁과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일본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관련 소송에서 패소한 뒤, 세계무역기구가 분쟁 해결 기능을 못 한다고 트집을 잡아왔다.
공동성명에는 “우리는 세계무역기구 회원국들이 협상한 규칙에 맞게 분쟁 해결 체계를 작동하도록 하는 데 대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세계무역기구 개혁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문구는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공동성명에도 있었지만, 분쟁 해결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구는 지난해에는 없었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후쿠시마와 주변 지역 수산물 수입 금지 조처에 대해 4월에 세계무역기구 상소심에서 역전패했다. 국제법과 국제 질서를 강조하던 일본 정부는 패소 뒤 세계무역기구가 분쟁 해결 기능을 못 한다는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공동성명에는 예상대로 미국의 반발 때문에 보호무역주의 반대를 직접 언급하는 메시지는 담기지 않았다. 대신 “우리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차별적이지 않고, 투명하고, 예상 가능하며, 안정적인 무역과 투자 환경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우리의 시장을 열려 있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기후변화 관련 내용은 부에노스아이레스 회의 때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불가역적”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미국은 협정 탈퇴를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의장국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세계화로 인한 급속한 변화에 대한 불안과 불만에 따른 대립이 강조되는 중에 국제사회가 단결해서 과제에 마주하고 힘 있는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알맹이 없는 공동성명 탓에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또다시 일 것으로 보인다.
오사카/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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