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23 17:56
수정 : 2019.08.2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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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부인 아키에가 23일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주요 7개국(G7) 회의가 열리는 프랑스로 가기 위해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도쿄/지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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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국가간 약속 지켜야” 한국 비난
전문가들 “상징적 여파가 더 커” 분석
이와야 방위상 “일-미 관계 기축 만전”
“한국 현실 국제질서 맞는 전략 있어야”
“총리 관저와 가까운 사람들 강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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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부인 아키에가 23일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주요 7개국(G7) 회의가 열리는 프랑스로 가기 위해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도쿄/지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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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튿날인 23일 “국가와 국가 사이 신뢰관계를 해치는 한국 쪽 대응이 계속되고 있어 유감스럽다”는 첫 공식 언급을 내놓았다. 또 “미국과 확실히 연계해 일본의 안전을 지키겠다”며 미-일 동맹을 강조했다. 일본 내 군사안보 전문가들은 지소미아 종료가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상징적 여파가 더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아베 총리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오전 출국하기에 앞서 도쿄 총리관저에서 “현재 동북아시아 안보 환경에 비춰 일-미-한 협력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관점에서 대응해왔다. 앞으로도 미국과 확실히 연계해 지역의 평화·안정을 확보하고 일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대응해가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국 쪽에서 일-한 청구권협정을 위반하는 등 국가와 국가 사이 신뢰관계를 해치는 대응이 유감스럽게도 계속되고 있다”며 “신뢰관계를 회복하고 약속을 지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저녁에는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전날 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고노 다로 외무상이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긴급히 불러 ‘항의’했던 일본은 이날 군사당국자는 물론 경제당국자까지 나서 반발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이날 오전 “현재 지역 안전보장 환경을 완전히 오판한 대응으로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우리나라 안전 확보에 지장이 전혀 없도록 일-미 관계를 기축으로 만전을 기하고 싶다”며 미-일 동맹을 강조했다. 또한 “한국 쪽에 재고와 현명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한다”고도 말했다. 수출규제(화이트리스트 제외) 실무 당국인 경제산업성의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한국은) 일본 수출관리상의 행정절차적 조처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를 서로 관련 지었다.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바뀌는 건 없다. 이미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묵묵히 실행해나갈 것”이라며 예정대로 오는 28일 화이트리스트 제외 절차 시행에 들어갈 것임을 재확인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제3탄을 준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사토 마사히사 외무 부대신은 22일 한 일본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한마디로 (한국 정부가) 어리석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한국이 비합리적인 행동을 한 것이고, 일본은 크게 손해 볼 일이 별로 없다는 부류의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군사평론가인 마에다 데쓰오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실무적으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양국간 상호불신이 격화돼 국민들까지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소미아는 보통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로 이어지기 마련인데 자위대의 한국 내 활동을 한국이 경계해 거기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며 지소미아 기반이 애초부터 튼튼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영채 게이센여학원대 교수는 “일본은 미국과 의견 조율을 거쳐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이번 조처 이후의 전략과 계획을 한국이 마련했는지가 관건이다. 현실적 국제질서에 부합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의 후속 대응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는 “한국 정부가 (수출규제) 문제 해결을 위한 강경한 압박 수단으로 이번 조처를 결정했는지, 냉전질서 시대의 한-일 관계를 재편하려는 생각인지 불분명해 보인다. 이번 카드 다음에 전개될 상황에 대한 전략적 그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본에도 한-일 관계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는 있다. 그러나 총리관저와 가까운 사람들일수록 강경한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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