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26 17:06
수정 : 2019.08.2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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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오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장소인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비아리츠/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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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매우 큰 거래” 기자회견 통해 자랑
일본 요구사항 승용차 관세 철폐는 소득 없어
미-일 연대 강조 위해 아베 총리가 양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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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오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장소인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비아리츠/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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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큰 거래였다. 우리는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수십억달러짜리다. (미국) 농민들에게 엄청난 것이다.”
25일 오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장소인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옆에 앉아 자신이 일본과 무역협상에서 얻은 성과를 자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는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남은 옥수수를 구매하는 데 동의했다. 중국이 자기들이 하기로 한 것(옥수수 구매)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베 총리가 그 옥수수를 전부 사기로 했다”고 자랑을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5일 두차례 정상회담을 열어 미국 농축산물 수입을 늘리는 내용의 무역협정안에 큰 틀에서 합의했다. 두 정상은 다음달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때 다시 정상회담을 열어 무역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랑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이번 합의 내용을 보면 일본의 양보가 두드러졌다. 미국의 대일 주요 수출품인 쇠고기 관세율을 현재 38.5%에서 단계적으로 9%까지 낮춘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반면, 미국은 일본의 요구사항이었던 일본산 승용차 관세율 2.5%의 점진적 철폐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은 과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협상 때만 해도 승용차 관세의 점진적 철폐에 합의했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대선을 돕기 위해서 일본이 일방적으로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가 일본 농가의 반발을 우려해 (미-일 무역협상) 타결 시점을 7월 참의원 선거 이후로 늦춘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진 빚이 있다. 더구나 안보 분야에서 일-한 대립과 미-중 무역 마찰 등 국제 정세 불안 때문에 일-미 관계가 긴밀하다는 것을 연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짚었다.
일본이 이번에 미국에 대폭 양보하리라는 점은 예상된 일이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조기 타결로 추가 요구를 막았다는 평가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은 성과를 서둘렀고 일본은 범위를 좁혀 미국의 요구 증가를 회피했다고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2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미 정상이) 무역 문제를 포함한 양국 관계와 여러 국제사회 과제에 대해서 의견 교환을 한 것은 극히 유의미했다”고 자평했다.
미-일 정상은 이례적으로 25일 오전과 오후 두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두번째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은 트럼프 대통령 요청으로 예정에 없이 급히 이뤄졌다. 아베 총리의 입을 통해 자신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포장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엿보인다. 일본 기자단은 미국 텔레비전에서 중계가 시작되고 나서야 두번째 회담 사실을 알고 외무성에 문의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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