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2 17:47
수정 : 2019.09.02 17:53
|
2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 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전시 실행위원들이 개막 사흘 만에 전시 중단된 소녀상 전시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
“작품 안 보여주는 것 자체가 검열”
“일본 어두운 역사에 검열 집중”
예술감독은 재개 여부 언급 피해
|
2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 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전시 실행위원들이 개막 사흘 만에 전시 중단된 소녀상 전시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
“(아이치 트리엔날레 주최 쪽은)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전시 중지가 검열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작품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검열에 해당한다.”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 사태와 관련해 큐레이터(실행위원)들이 2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획 전시 재개를 요구했다. 앞서 지난달 3일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는 테러 예고 같은 전화와 팩스가 왔다는 이유를 들어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기획전시 전체를 개막 사흘 만에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기획전 실행위원인 오카모토 유카는 이날 “오무라 아이치현 지사와 쓰다 다이스케 아이치트리엔날레 예술감독은 작가와 큐레이터인 우리에게 전시 중지에 대해 의견을 듣고 보조를 맞췄어야 했다”며 아이치트리엔날레 주최 쪽이 일방적으로 전시 중지를 결정한 점을 비판했다. 이어 “직원들이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우익들의) 항의 전화가 와도 끊지도 못하게 했다”며 “직원들에 대한 사전 연수도 필요한 데 없었다”고 말했다.
기획전 실행위원이며 미술 평론가인 아라이 히로유키는 “일본 사회 검열은 일본의 어두운 역사를 다룬 작품에 대해 대부분 발생한다. 2015년부터 이런 경향이 커졌고 최근 특히 악화됐다”며 “아이치현은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총력을 다했는가. 우리는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또다른 실행위원인 오구라 도시마루는 “나고야라는 대도시가 속해있는 아이치현은 여러 국제회의를 열어왔다. 그런데 이런 작은 전시회조차 지키지 못하는가. 본심으로는 (전시를) 하고 싶지 않은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현재 소녀상을 포함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기회전 전시 작품은 전시장에 그대로 있다. 그러나, 전시장 앞에 임시벽이 설치돼 관람객이 볼 수 없는 상태다. 실행위원들은 아이치트리엔날레 전체 전시 기간이 10월 14일까지이니 그전에 전시를 재개하자고 주장한다.
오무라 지사는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 검증위원회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면서, 전시 재개에는 소극적이다. 쓰다 감독은 이날 실행위원들 전에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단계에선 명시적으로 재개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도쿄/글·사진 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