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05 17:57
수정 : 2019.09.0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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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타스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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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릴열도 남단 4개섬 반환 협상
러시아 냉담한 반응 여전
군사훈련 등으로 일본 신경줄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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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타스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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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외교의 총결산’을 내걸고 러시아와 쿠릴열도 남단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협상을 벌이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7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에도 눈에 띄는 외교적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아베 총리는 5일(현지 시각) 동방경제포럼이 열리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 시작 때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간 관계는 안정적이고 역동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이에 대해 “일-러 평화조약 문제, 양국 간 관계, 국제적 과제에 대한 의견교환을 통해 미래를 향해 논의하고 싶다”고 화답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쿠릴열도 남단 4개섬(이투루프,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문제와 관련한 협의 진전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은 없었다. 오히려 푸틴 대통령은 4일 시코탄에서 열린 러시아 기업 수산가공 신공장 기공식에 전화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화상 통화로 행사에 참가하는 형식이었지만, 러시아 대통령의 쿠릴열도 섬 행사 참가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러시아가 자국 자본으로 쿠릴열도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일본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는 또한 이투루프, 쿠나시르에서 500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군사훈련을 실시했으며, 이후에도 주변 해역에서 로켓 발사 훈련을 계속해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지난 2일 이투루프를 방문하기도 했다. 쿠릴열도 남단 4개섬은 러시아 영토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들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1956년 소-일 공동선언을 기초로 쿠릴열도 남단 4개 섬 영유권 분쟁을 해결하고 2차대전 후 70여년 지연된 평화조약 체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 때문에 올해 아베 총리의 가장 큰 외교적 성과는 쿠릴열도 남단 섬 반환 문제에 대한 러시아와의 큰 틀 합의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소련과 일본은 1956년 국교를 정상화하면서 “소련은 (4개 섬 중) 하보마이와 시코탄을 일본에 넘겨준다. 단, 실제 인도는 소련과 일본이 평화조약 체결 결론을 내린 뒤다”라고 합의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일본의 기대는 점점 현실과 어긋나고 있다. 러시아는 쿠릴열도 남단 4개섬에 대한 러시아 영유권이 “2차대전 결과는 점을 일본이 인정해야 한다”고 공박했다. 일본이 러시아 주권을 먼저 인정한 뒤에야 반환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외교적 능력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워 온 아베 총리는 최근 외교적으로 다른 어려운 과제들에도 직면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달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때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조정 중이다. 아베 총리는 미국과 이란 사이 중재를 위해 지난 6월 이란을 방문했는데, 이 기간에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일본 선사 소속 유조선 등 유조선 2척이 공격받는 일이 발생해 난처한 입장에 빠지기도 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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