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21 17:45
수정 : 2019.10.21 21:27
|
21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황거’에서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
옛 왕족 남성 일부 ‘왕족 복귀’ 제안
즉위식 앞두고 경찰 최고 경계 태세
|
21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황거’에서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
일본 여당 내 보수파 의원들이 일왕 부계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2차 대전 패전 뒤 왕족에서 일반 시민이 된 ‘구 왕족’의 남성 일부를 왕족으로 복귀시키는 제안을 정부에 할 예정이다.
<산케이신문>은 자민당 일부 의원들로 구성된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이 일왕은 부계 혈통에서만 나오게 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으로 왕실전범을 개정하거나 특례법을 만들자는 제안문을 작성했다고 21일 전했다. 이 모임은 제안문을 23일 아베 신조 총리에게 전달할 방침이라고도 신문은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구 왕족 남성 중 일부를 입법 조처나 왕실전범 개정을 통해 왕족으로 복귀시키는 방법이다. 아베 총리도 지난 3월 국회에서 “옛 왕족 (왕실) 복귀를 포함해 여러 논의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보수파 의원들이 이런 방안을 제시하는 이유는 최소한 모계 혈통의 일왕 탄생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은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현재 일본 왕실전범에 남계, 여계로 적혀있는 명칭도 부계, 모계로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다. 남성 왕족 숫자 부족은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전한 뒤 미군 점령정책과 관계가 있다. 미군은 왕실재산 국고 귀속을 통해 왕실 인원 축소를 유도했다. 왕족 전체 숫자가 줄었고 남성 왕족은 급감했다. 현재 왕실전범에 따르면 일왕은 부계 혈통인 남성에만 승계권이 있기 때문에, 남성 왕족 부족은 심각한 문제였다. 여성은 결혼하면 왕족 신분을 잃는다. 남성 왕족이 40년 이상 탄생하지 않자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때인 2005년 전문가들이 모여서 왕위 계승 관련한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 보고서는 ‘여성 일왕’이나 ‘모계 혈통 일왕’을 인정하며 장자 우선을 뼈대로 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현재 왕위 계승권이 있는 유일한 미성년 남성 왕족인 히사히토가 2006년에 태어나면서 실제 제도 개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히사히토는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인 후미히토의 아들이다.
신문은 보수파 의원들이 여왕은 일왕 역사상 존재한 적이 있어도 모계 혈통 일왕은 없었다며, 모계 혈통 일왕을 인정하면 “이질적 왕조” 가 탄생할 수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고도 전했다.
한편,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를 대내외에 알리는 즉위식을 앞두고 일본 경찰은 최고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수도 도쿄를 관장하는 경찰청 산하 경찰본부인 경시청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최고경비본부'를 설치했다. 22일에는 나루히토 일왕이 현재 거주하는 아카사카 지역과 ‘황거’, 국회의사당 주변에 총기로 무장한 ‘긴급 초동대응부대’(ERT)를 배치할 예정이다. 드론을 이용한 테러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 대처부대’(IDT)도 배치한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