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30 19:51
수정 : 2019.10.31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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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30일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제철(당시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3년8개월 만에 대법원 승소 판결이 난 뒤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유일한 생존 원고 이춘식 할아버지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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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해결” 주장 반복
가해 기업 자산 현금화 여부에 촉각
한-일 관계 추가 악화는 바라지 않아
시민사회에서는 “피해자 인권 회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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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30일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제철(당시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3년8개월 만에 대법원 승소 판결이 난 뒤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유일한 생존 원고 이춘식 할아버지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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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대법원 강제동원 배상 첫 확정판결이 나온 지 1년째인 30일에도 “국제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30일 강제동원 피해 문제에 대해 “일-한 청구권 협정으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해결됐다. 청구권 협정은 국제조약이며 행정부뿐 아니라 입법부와 사법부를 포함한 모든 기관이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법의 대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강제동원 피해자 쪽이 압류한 가해 일본기업 자산이 현금화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현금화가 이루어질 경우에 같은 정도의 손해를 한국에 가하는 “대항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일본 외무성 간부들은 이 신문에 현금화를 통해 배상 판결이 이행되면 한-일 관계는 “아웃(끝장)이다” “루비콘강을 건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도 한-일 관계의 추가 악화는 바라지 않는 듯 보인다. 지난 7월 대한국 수출규제를 시작한 뒤 한국인 관광객 격감과 대한국 수출 감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등에 따른 영향이 전방위로 파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9월 무역통계 확정치를 보면 일본이 한국에 수출한 맥주 금액이 지난해 9월 7억8485만엔에서 99.9% 격감한 58만엔을 기록했다.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과 관련해 자체 구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도 이런 내부 사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일본 정부는 일단 한국 정부의 대응을 지켜본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 대응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다음달 중에는 한-일 정상회담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전했다. 다음달에는 타이 방콕에서 동남아시아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한편, 판결 1주년을 맞아 일본 시민사회에서는 한·일 정부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성명이 잇따라 나왔다.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시민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일·한 양국 정부, 관련 기업들이 지혜를 모아 하루빨리 문제 해결을 도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적었다. 앞서 29일에는 일본 국내외 학자 약 400명을 회원으로 둔 일본 학술단체 ‘조선사연구회’가 대법원 판결 내용을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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