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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1.19 19:26 수정 : 2019.11.24 18:55

우치야마 유 도쿄대 교수 인터뷰
“아베 9조 외 다른 규정으로
헌법 개정할 가능성이 있어
퇴임 뒤에도 영향력 있는 정치인 될 것”

“아베 신조 정부는 쟁점 다루기에 매우 능숙하다. 국민의 반발을 살 만한 정책은 선거 때 내세우지 않는다.”

우치야마 유 도쿄대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일본정치·비교정치) 교수는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 비결 중 하나로 ‘노련한’ 정국 운영 능력을 꼽았다. 18일 도쿄대 연구실에서 만난 우치야마 교수는 “소비세율 인상이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안보법제 개정 같은 정책은 선거가 없을 때 추진했다”며 “1차 정권 때와는 달리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이마이 다카야 총리 보좌관 같은 유능한 보좌진이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우치야마 교수도 아베 정부의 장수 비결로 경제 문제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그는 “(2차 집권 때) 경제 중시 정책이 크다. 우파적 정책을 추진했지만 경제에 기본을 뒀다”고 진단했다. 아베 총리가 최장수 총리가 된 데는 몇가지 우연적 요소도 겹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처럼 (자민당 내) 파벌 간 경쟁이 심할 때는 총리가 오래 재임하기 어려웠다”며 “당내 파벌이 약화되고 무당파가 늘면서 아베 총리처럼 대중적 인기가 있는 정치인이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 정권이 실패하면서 아베 정부에 대한 소극적 지지도 늘었다”며 “아베 총리에게는 여러가지 행운이 따랐다”고 짚었다.

우치야마 교수는 아베 총리가 헌법 개정은 하되, 그의 공언과 달리 자위대 규정을 추가하지 않는 식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017년 5월, 현행 평화헌법의 핵심인 ‘전쟁 포기와 교전권 부인’의 내용을 담은 제9조 제1·2항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위대 설치에 대한 명확한 근거 규정을 추가하는 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치야마 교수는 “여론조사를 보면 절반 정도는 9조 개정에 반대한다”며 “아베 총리가 9조 외에 다른 규정을 바꿔 일단은 형태뿐인 헌법 개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47년 제정된 뒤 한번도 개정되지 않은 현행 헌법 개정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안보법제 제·개정으로 자위대 활동 범위가 이미 확대돼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9조에 자위대 규정을 추가하는 개헌을 해도 현실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헌법 개정 자체에 실제적인 의미가 크지는 않고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는 이야기다. 그는 “헌법 개정은 자민당 내 비둘기파로 꼽히는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이 총리가 되면 오히려 추진하기 더 쉬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자민당 내 ‘아베 칠드런’(아베 총리가 정치 입문을 도운 정치 신인들)이 많다”며 아베 총리가 퇴임 뒤에도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정치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베 이후의 ‘포스트 아베’ 총리에 대해서는 “과거 자민당 총리들은 길어야 2년 정도 집권했다. 아베 이후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베 총리만큼 장기 집권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쿄/글·사진 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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