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9.12.23 19:59 수정 : 2019.12.24 07:58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도쿄/AP 연합뉴스

닛폰유세이 자회사 고령자에게
손해 안기는 보험 대량 판매

여당 의원 카지노 관련 압수수색
장기집권 따른 오만함 배경 지적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도쿄/AP 연합뉴스

민영화된 일본 우체국인 닛폰유세이그룹(닛폰유세이) 자회사가 주로 고령자들에게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 판매를 한 사건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총리 주최 공식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이하 벚꽃모임) 사유화 논란을 비롯해 스캔들이 잇따르고 있는 배경에는 아베 정부 장기집권과 대안세력 부족이라는 문제가 깔려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은 23일 “불이익을 당한 고객에 대한 대응에 만전을 기하는 것과 동시에 거버넌스(관리체계)에 대해 근본적 개선에 임할 필요가 있다”며 연내에 닛폰유세이에 대한 징계 성격의 행정처분을 할 생각임을 드러냈다.

닛폰유세이는 우체국에 해당하는 우정성이 민영화되면서 탄생한 기업으로, 현재도 주식 절반 이상은 일본 정부가 소유하고 있다. 그런데 닛폰유세이 자회사인 생명보험회사 ‘간포생명’이 고객에게 손해를 끼치는 보험 판매를 해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보험료를 이중으로 내게 한 것이다. 기존 보험 만료 전에 거의 엇비슷한 새 보험 상품에 가입하게 만들어 일정 기간 보험료를 두번씩 걷어간 것이다. 피해자 70% 이상은 60살 이상이었으며, 판매 실적이 부족한 영업사원은 “너는 기생충”이라는 폭언에도 시달릴 만큼 영업 실적 압박이 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최근엔 스즈키 시게키 총무성 사무차관이 피감독기관인 닛폰유세이에 대한 행정처분 검토 상황을 스즈키 야스오 닛폰유세이 부사장에게 알려준 사실까지 들통나면서 스즈키 사무차관이 사임했다. 둘은 모두 옛 우정성 출신이다. 다카이치 총무상은 23일 기자회견에서 다른 직원 조사에 대해서는 “내가 아는 한 의문이라고 생각한 것은 조사했다”며 문제 확산을 막으려 시도했다.

또 다른 스캔들도 기다리고 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 19일 아키모토 쓰카사 자민당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카지노가 포함된 복합리조트 사업에 관심을 가진 중국 기업이 수백만엔을 신고하지 않고 일본으로 반입했는데, 아키모토 의원이 이 일과 관련됐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아키모토는 지난해 10월까지 국토교통성 부대신으로 지내며 복합리조트 사업을 담당했다. 세금으로 지지자들을 접대한 꼴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벚꽃모임 여파도 이어져, 아베 정부 지지율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스캔들이 터지고 있는 배경에는 아베 총리가 헌정 사상 최장기인 7년여간 집권을 하면서 정권 핵심부의 오만함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잇따른 스캔들에도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지지율은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여론조사에 따르면 5.5%에 불과하다. 아베 정부가 각종 스캔들에 대해 자료가 없다고 버티면서 선거로 국면 전환을 꾀할 수 있는 이유다. 실제 최근 일본 정가에선 아베 총리가 내년 초 중의원 해산 및 조기 총선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