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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31 11:43 수정 : 2020.01.01 02:40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 AFP 연합뉴스

카를로스 곤 “일본 사법제도 인질에서 벗어나” 성명
일본에서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
보석 상태지만 출국 금지 상태
다른 이름 이용해 개인 제트기 타고 출국한 듯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 AFP 연합뉴스

특수 배임 혐의 등으로 일본에서 기소된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전 회장이 레바논으로 비밀리에 출국했다. 하지만 그의 드라마같은 ‘탈출’ 전모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곤 전 회장은 31일(현지시각) 미국 홍보담당자를 통해 “나는 지금 레바논에 있다. 유죄라고 전제되고 차별이 만연하며 기본적 인권이 무시되고 부정으로 얼룩진 일본 사법제도의 인질이 더이상 아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곤은 성명에서 “지금 나는 드디어 언론과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언론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할 생각을 내비쳤다.

앞서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들은 곤 전 회장이 30일(현지시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도착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곤은 보석으로 풀려나 있는 상태였지만 출국 금지 조건이 붙어있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레바논 치안 당국자 말을 빌려 곤으로 보이는 인물이 개인 제트기로 입국했는데 “이름은 카를로스 곤이 아니라 다른 이름이었다”고 말했다. 이 방송은 익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 기록에 곤의 출국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며, 곤이 다른 이름을 사용해 출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곤의 일본 변호를 맡은 히로나카 준이치로는 31일 “보도된 이상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우리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해 11월19일 곤이 닛산에서 받는 보수를 실제보다 적게 감독 당국에 신고한 혐의로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전격 체포했다. 특수부는 체포 다음달인 12월에 보수 91억엔가량 축소 신고(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와 사적 금융거래로 발생한 손실을 닛산에 떠넘긴 혐의(특수배임)로 곤을 기소했다. 곤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곤 구속이 장기화하면서 서구 언론에서 ‘인질 사법’이라며 비판이 잇따랐고, 일본 법원은 이례적으로 구속 108일만인 지난 3월6일 곤을 보석으로 풀어줬다. 도쿄지검 특수부가 4월 4일 다른 특수배임 혐의를 추가해 다시 체포했으나 법원은 또 4월 25일 보석을 허가했다.

곤은 브라질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레바논에서 성장했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나와 르노에서 일하다가 경영이 악화됐던 닛산에 파견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탄생을 이끌었다. 프랑스, 레바논, 브라질 국적을 모두 갖고 있다. 곤은 닛산 회장 시절 때도 성장기를 보낸 레바논에 자주 들르고 기부도 해서 레바논에서 인기가 많다. 일본과 레바논 사이에는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일본이 곤을 넘겨받으려면 외교적 교섭을 거쳐야 한다. 곤이 두차례 보석금으로 냈던 15억엔(약 159억원)은 몰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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