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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1 16:05 수정 : 2020.01.02 02:38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자택으로 알려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집 앞에서 31일 레바논 경찰들이 서 있다. 다만, 곤이 이 집에 현재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베이루트/로이터 연합뉴스

“성탄절 파티 때 숨겨 나와”
터키 거쳐 레바논으로 들어가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자택으로 알려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집 앞에서 31일 레바논 경찰들이 서 있다. 다만, 곤이 이 집에 현재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베이루트/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에서 특수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은 감시망을 뚫고 어떻게 ‘탈출극’에 성공했을까?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소식통을 인용해 ‘탈출극’은 몇주 전부터 준비됐으며 곤의 아내인 캐롤이 주도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지난 주말 이 팀이 곤의 ‘도주 계획’을 실행했으며, 곤은 일단 비행기를 타고 터키로 간 뒤, 터키에서 다시 레바논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곤은 31일 자신이 레바논에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르몽드>는 소식통 말을 인용해 캐롤이 터키 정부와 관계가 좋은 자신의 형제와 함께 계획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곤은 오사카 근처 간사이공항에서 개인용 제트기를 타고 터키로 간 것으로 추정된다. 29일 밤 간사이공항에서 이스탄불로 출발한 개인용 제트기가 1대 있었다. 개인용 제트기라도 탑승자 확인을 해야 하는데 곤의 이름은 출국 기록에는 없다. 레바논 방송국인 <엠티브이>(MTV)는 곤 전 회장의 자택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 때 악단으로 가장한 이들이 들어왔고, 이들은 곤을 악기 보관용 상자에 숨겨서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누구를 통해 얻은 정보인지는 나와 있지 않아 사실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레바논 군사 소식통이 “곤이 나무상자 속에 숨어 비행기로 터키로 입국한 뒤, 터키에서 다시 레바논으로 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곤이 터키에서 출입국 검사를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레바논에서는 프랑스 여권과 레바논 신분증을 제시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레바논 정부는 31일 곤이 “합법적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로 (30일) 들어왔다”며 그의 입국을 공식 확인했다. 일본 법원은 보수 축소 신고(금융상품거래법 위반)와 특수 배임 등 4개 혐의를 받고 있는 곤을 지난 4월 보석으로 풀어줬다. 다만, 출국 금지 조건을 붙이고 여권도 일본 변호인이 보관하도록 했다. 여권을 변호인에게 넘겼던 곤이 어떻게 프랑스 여권을 다시 제시했는지도 미스터리다.

일본이 곤의 신병을 레바논에서 넘겨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레바논 정부는 곤에 대해 “법적 조처는 취할 필요가 없다”며 곤의 레바논 체류를 인정할 의사를 내비쳤다. 일본이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은 나라는 미국과 한국밖에 없어, 레바논과는 외교 교섭을 해야만 곤의 신병을 넘겨받을 수 있다. 곤에 대한 첫 공판이 4월에 열릴 전망이었으나 일본이 곤의 신병을 넘겨받지 못하면, 공판이 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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