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신사참배 비판 이해안돼” 고이즈미에
“이 정도로 이해력이 달리는 사람이 내각총리를 맡아왔던 말인가?”
일본 <아사히신문>은 5일치 ‘총리연두회견, 우리들이야말로 이해할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의 비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힌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4일 새해 회견에서 “정신의 자유와 마음의 문제에 대해 언론과 지식인이 비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하물며 외국정부가 개입해서 외교문제로 삼으려는 자세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전국의 신문 대부분이 참배를 중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내밀게 아니라 조금은 언론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보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신문은 이어 “야스쿠니참배가 외교문제가 된 것은 총리 자신이 2001년10월 자민당 총재 선거의 공약으로 내세워 마음의 문제를 정치의 문제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스스로 불씨를 안고 뛰어들어놓고선 상대를 비판하고 외교문제로 삼지 않는 게 좋다고 설파하는 것은 너무나도 염치없는 행위”라면서 “심각한 것은 올 9월 총리가 임기를 끝낸 뒤에도 이런 사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국가를 위해 귀한 목숨을 희생한 사람들을 위해 손을 모으는 것은 지도자로서 책무”라며 총리의 참배를 지지해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반해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5일치 사설에서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전몰자를 위로하기 위한 것이며 세계 각국에서 치르고 있는 전사자 위령 의식과 다를 바 없다”라고 총리의 발언을 옹호했다.
김도형 기자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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