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벤처신화'를 대표하며 세계적 스타로 떠올랐던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33) 사장이 하루 아침에 나락에 빠졌다.
호리에 사장은 지난 1996년 도쿄대 재학 시절 설립했던 기업 홈페이지 제작.관리업체 '온 더 에지'로 출발했다. 창업 10년 만에 라이브도어를 도쿄증권거래소의 신흥시장인 마더스의 대표기업으로 급성장시켰다. 라이브도어는 증권사와 신용카드회사, 유통회사, 출판사, 소비자금융 등 3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일본 '신경제'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제조업의 나라'인 일본에서 이단아적인 존재였던 호리에 사장은 추종을 불허하는 기업 인수.합병(M&A) 실력을 무기로 IT벤처 성공신화를 일구며 일약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그는 초고속 성장을 배경으로 프로야구 구단 오사카 긴데쓰 인수에 나섰으며 지주회사인 니혼방송을 고리로 거대 민영방송인 후지TV의 사냥을 시도,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그는 '호리에몬'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의 대중적 인기를 기반으로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 도전했다. 비록 고배를 마셨지만 그의 성공가도와 라이브도어 그룹의 탄탄대로를 의심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호리에 사장은 독특한 언행으로도 화제를 몰고 다녔다. 일본 역사교과서 파문이 일자 "산케이의 극우노선은 필요없다. 신문이 분위기를 띄운다든지 새로운 교과서를 만든다고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뭐든 살 수 있는 돈이 있다" 등 일본 보수사회를 놀라게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서양 언론은 그를 일본 재계의 신인류로 띄웠다.
호리에 사장은 지난해 미국 포브스지가 발표한 '일본의 부자 40명'에서 총자산 6억4천500만 달러로 40위에 올라 부를 과시했다. 그가 사는 도쿄 도심의 롯폰기 힐스라는 고급 맨션의 이름을 따 '힐스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의 M&A 수법은 기업윤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후지TV 사냥의 경우, 증시 폐장 후 온라인 매매를 통해 하룻밤만에 모기업인 니혼방송 주식을 대량 인수한 수법이 증권거래법의 허점을 악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본 정부는 이 사건 이후 적대적 M&A를 어렵게하는 법안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이번 도쿄지검 특수부의 수사를 통해 '호리에 성공신화'가 단순한 편법이 아닌 주가조작과 분식회계라는 탈법을 통해 구축된 사실이 서서히 드러남에 따라 그의 이름은 자칫 '패배 신화'로 세인의 뇌리에 남게될 위기에 처했다. 라이브도어 그룹의 상장폐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호리에 사장과 그의 측근 3인방이 라이브도어 계열사인 밸류클릭재팬(현 라이브도어 마케팅)의 기업인수와 관련된 허위사실을 공표, 주식교환과 분할 등을 통해 주가를 조작했으며 자체적으로도 80억엔 이상의 분식회계를 했다는 혐의를 잡고 막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shin17 shin@yna.co.kr
검찰은 호리에 사장과 그의 측근 3인방이 라이브도어 계열사인 밸류클릭재팬(현 라이브도어 마케팅)의 기업인수와 관련된 허위사실을 공표, 주식교환과 분할 등을 통해 주가를 조작했으며 자체적으로도 80억엔 이상의 분식회계를 했다는 혐의를 잡고 막바지 수사를 벌이고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shin17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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